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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 영화 정산타인의 삶(2006)하얼빈(2024)노스페라투(2025) 타인의 삶(2006) - 2025. 1. 1. 더보기*스포일러 주의*올해 첫 영화로 선택한 타인의 삶. 12월에 보았던 타인의 삶 연극을 생각 외로 너무 감명 깊게 봤었기에 원작인 영화도 어떤 내용일지 참 궁금했다. 결국 연극이 나의 엄마가 되어버려서 연극과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지만.스토리는 참 좋다. 슈타지 소속이었던 매정한 주인공이 감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화되고 결국 남들 모르게 도움을 준다. 그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진실'을 의심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다른 것보다도 주인공의 마지막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삶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그려져서 좋았다. 그것도 엄청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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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O. 팩스턴 「파시즘」 후기: 생각보다 세밀했던 파시즘의 정체 우선 이 책을 기어코 읽은 나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와!! 나 자신!! 진짜 대견해! 잘했어!!! 이 정말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게 된 건 트위터에서 추천 책 목록에서 이 책의 이름을 발견하고, 마침 그때 1920년대에 파시즘이 영향을 끼치던 이탈리아 배경으로 TRPG 세션을 가고 있어서였다. 나는 내가 플레이하는 세션의 시대배경에 관련된 자료를 많이 찾아보는 편이기에 자연히 이 책에도 관심이 갔다. 책의 두께와 난이도를 모를 때였다……. 게다가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 파시즘을 공부하기에 참 좋은 타이밍이 아닌가! 보통 사람들이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어떤 걸 떠올릴까? 나로 말하자면 나치, 폭력, 전쟁, 대중 광기,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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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후기: 우리는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법한 의문을 느꼈다. 대체 왜?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까? 당장 표지에도 수많은 물고기가 그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이 흥미로운 제목 하나로 나는 책에 호기심을 가졌다. 어떤 내용인지 조금도 알지 못한 채, 막연히 소설일 것이라는 잘못된 추측만 안고. 윌라 오디오북에서 낭독자의 낭독이 나와 맞지 않아 하차한 이후 2025년 1월의 첫 책으로 이 책을 다시 집어 들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책이 지은이 룰루 밀러의 수필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것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꼬박꼬박 보이는 각주의 출처를 보고 나서야,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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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 「소년이 온다」 후기: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기에*영화 박하사탕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로 도서관에 수많은 예약 대기가 걸렸고, 오랜 기다림 끝에 내가 이 책을 받은 날은 2024년 12월 3일이었다. 마침 소년이 온다를 한창 읽고 있던 친구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하루를 보냈다. 언제쯤 끝나려나 싶은 PT를 받으러 가서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한 후 강의를 들으며, 운동하고 나서까지도 자기 계발을 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오후 10시 30분이 조금 지났을 때 비상계엄 소식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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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3 라스트 댄스 후기: 극불호가 되어버린 17가지 이유 원래 내가 본 영화 후기까지 쓰기 시작하면 한 달에 써야 할 후기가 너무 많아지는 관계로 영화 후기는 되도록 안 쓰려고 했는데··· 베놈 3 후기는 좀 써야겠다. 지난 11월 22일에 보고 온 감상이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 남아서 나의 불호 포인트를 뇌가 알아서 순서대로 정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놈 시리즈는 1편부터 3편까지 전부 다 극장에서 봤는데, 작품성 때문에 열심히 챙겨본 건 아니다. 그저 베놈 같이 생긴 녀석들이 좋았을 뿐······. 그저 내가 톰 하디 배우를 좋아하는 편에다가 에디와 베놈의 케미가 제법 괜찮았기 때문······. 그래서 베놈 3에게도 그리 큰 기대는 없었다. 스토리 자체만 보면 1편부터 그리 취향은 아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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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후기: 일단 도전해 보고 평가하자 SNS에서 내용이 좋다고 떠돌아다녔던 책을 빌렸다. 책도 얇고 글씨도 큼지막하길래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어쩐지 자기 계발서에 거부감(?)이 들어서 계속 집에서 묵히다가 반납 직전에서야 겨우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책의 원제는 Everyday Resilience다. 원서의 책 표지 어디를 봐도 '하버드'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쓴 게일 가젤이 하버드 의대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어서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이라는 제목이 붙었나 보다. 사실 원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닌데, 중간에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이랑 헷갈려서(하버드 자존감 수업??) 찾아보다 보니 알게 된 내용이다. 아마 이렇게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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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시리즈 2「선더헤드」 후기: 종소리를 위했을 뿐인 내용인가? 8월에 다 읽은 책을 이제야 후기를 쓴다. 그만큼 스토리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후기를 써보자. 일단은 내가 이 책을 읽는 마음가짐을 잘못 잡고 들어갔던 것 같다. 그냥 SF 액션 영화를 보듯 가볍게 읽었어야 할 내용을 단순히 책이 벽돌책이라는 이유로, 디스토피아를 다루고 있다는 이유로 작가가 책에 어떠한 깊은 함의를 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그냥 오락용으로 봤어야 했는데. 여기서 작가의 철학을 찾으려 하니 이도저도 되어버리지 않은 거다. 다행히 책을 읽던 중간에 이걸 깨닫고 노선을 선회했다. 선더헤드는 첫작인 수확자의 이야기와 이어져 수확자가 된 아나스타샤와, 콘클라베에서 도망친 이후 부패한 수확자를 처단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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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 「바람이 분다, 가라」 후기: 아! 사랑이란 어렵다! 그렇지만 먹먹해진다.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 강 작가의 여러 작품들이 떠오르는 가운데, 채식주의자를 완독한 바로 다음으로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등 더 유명한 책이 아닌 이 책을 펼쳤다. 별 이유는 아니고 도서관에서 금방 빌리게 되었기 때문에. 한 강 작가의 책은 읽을 때마다 나의 문학적 소양을 시험하게 한다. 채식주의자도 그랬고, 이번에는 더 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부터, 사실은 이제 마지막 장을 펼친 지금 시점까지··· 작가가 책에 담아낸 이야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느낌. 그렇기에 내가 지금 쓰는 독후감도 비교적 짧게 마무리될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소재는 바로 '사랑'. 언제나 말하듯 나는 사랑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