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영화 정산
REVIEW/MOVIE REVIEW 2025. 2. 18.
2025. 1. 영화 정산
타인의 삶(2006)
하얼빈(2024)
노스페라투(2025)
타인의 삶(2006) - 2025. 1. 1.
*스포일러 주의*
올해 첫 영화로 선택한 타인의 삶. 12월에 보았던 타인의 삶 연극을 생각 외로 너무 감명 깊게 봤었기에 원작인 영화도 어떤 내용일지 참 궁금했다. 결국 연극이 나의 엄마가 되어버려서 연극과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지만.
스토리는 참 좋다. 슈타지 소속이었던 매정한 주인공이 감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화되고 결국 남들 모르게 도움을 준다. 그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진실'을 의심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다른 것보다도 주인공의 마지막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삶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그려져서 좋았다. 그것도 엄청 잘 사는 것도 아닌 소박한 삶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극보다는 배경적인 요소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만 연극만큼의 감정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았달까. 가령 아이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의 주인공의 반응이라거나, 아니면 마지막에 자신을 위한 책을 서점에서 발견했을 때라거나. 연극보다 비교적 감정선이 담담하게 그려져 주인공의 내면 변화를 파악하려면 좀 더 어렵지 않을까 했었다.
하얼빈(2024) - 2025. 1. 15.
*스포일러 주의*
원래는 볼 생각이 없었으나 미리 구매해두었던 영화 예매권이 임박한 관계로 급히 예매해서 보았던 하얼빈. 사실 나에게 안중근 관련 영화는 「영웅」이 톱이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영화를 보기 전 영화의 영상미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 부분은 기대했는데 확실히 배경 요소들이 참 아름다웠다. 특히 얼어붙은 강 위를 걸어가는 모습. 이거 CG가 아니라 진짜라면서요? 하지만 앞으로는 영화의 장점 중에서 '영상미'가 가장 먼저 나오는 영화는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다른 요소들이 영상미보다 부족하다는 뜻이 되어버려서 말이다.
비록 내가 역사적 위인의 인생에 묻어나는 흠결을 완전히 부정하고 영웅적인 요소만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하얼빈의 각색 요소는 그다지 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특히 일본군을 살려뒀다가 궤멸당하는 장면. 안중근이 일본군 포로를 풀어준 적은 있었지만 그로 인해 동료들이 모두 죽고 이에 대한 복수처럼 이토 히로부미를 좇게 되는 흐름이 사적인 감정으로 풀어나가는 것 같았고, 적을 살려둠으로써 김상현이 포로로 붙잡혀 고문당하고 변절하게 되는 계기가 마치 안중근의 판단 실수로 인한 결과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 실제 있었던 일을 다루는 건 좋지만 굳이 각색까지 해 가며 판단 착오 같은 내용을 굳이 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나.
슬프게도 나는 영웅을 먼저 봐버린 바람에 우덕순이 변절자가 아니라는 정보를 알고 있어서 영화가 의도한 '누가 스파이일까'에 대한 긴장감은 느끼지 못했다. 이건 영화의 잘못은 아니니 어쩔 수 없지만. 그리고 안중근이 너무 현빈을 닮아서(당연함) 괴리감을 느꼈다. 이것도 영화의 잘못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안중근과 일행들이 폭탄을 지원받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이 너무 질질 끄는 구간이라고 느껴졌다. 풍경이 아름다운 자연 다큐멘터리 같았다…….
하지만 안중근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점수는 주고 싶다. 비록… 흥미는 못 느꼈지만.
노스페라투(2025) - 2025. 1. 16.
*스포일러 주의*
TRPG 때문에 흡혈귀에 관련한 소재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편인데, 마침 기다리던 노스페라투가 개봉해서 다른 친구와 함께 바로 영화를 보러 갔다. 그리고 결과는… 폭망.
스토리 자체는 거의 브람 스토커의 원작 드라큘라를 따라갔다. 그래서 대부분의 내용이 예상이 갔기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섹스를 하질 않나 친구 남편은 죽은 친구와 시간을 하지 않나…….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꼭 이런 장면을 넣어야 하나요?' 싶어지는 것이다.
마지막에 여주는 섹스로 세상을 구한다. 대충 성녀이자 타락한 존재이자 마망이자 그런 포지션인 듯……. 제발 차라리 남주가 와서 구하라고 기도할 정도로 마지막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불쾌하기만 하고… 처음 백작이 관에서 일어날 때도 중심부의 윤곽까지 봐버린 것 같고… 하 모르겠다. 일면에서는 이게 여성 욕망을 표현한 거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욕망 좀 아름답게 그려줘요.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서 드라큘라가 여성 성욕을 나타내는 내용이라는 해석은 본 적이 있지만 그건 브람 스토커가 청교도로서 욕망을 멀리하라!라는 취지로 끔찍하게 그린 거 아니었냐고요? 마지막에 꽃까지 아름답게 장식된 장면이 참… 별로였다. 대체 여주는 뭘 위해서 드라큘라를 불렀다가 죽어버린 거야. 그 각색 외에는 정말 사소하게 인물 관계가 재배치되거나 했을 뿐 원작 드라큘라의 내용을 고스란히 답습했기에 좀 게으르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나 이제 원작이 있는 작품의 타 매체화는 재미있는 각색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다. 그냥 다 아는 내용의 시각화라고... 늙고 못생긴 할아버지가 섹스해 달라 하고 결국 그 섹스로 세상 구하기만이 추가된.
영화를 찍을 때 쥐 2천 마리를 동원해 찍었다는데 제발 동물 좀 아끼고 지구 좀 아껴주길 바란다.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 있었다면 영화 씬 전환 기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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