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후기: 당신 혼자 깨닫고 떠나지 말아 주세요 해냈다··· 이 책······.예전에 운전하면서 출퇴근할 때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장렬하게 패배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어려운 불교용어들이 나오는 내용을 운전 중에 들어서 더욱 어렵게 느껴졌었던 건지 이번엔 실패하지 않고 거의 2주 만에 완독했다. 물론 3월 독모 선정 책이라 강제성을 가지고 읽은 측면도 있지만 이런 게 독서모임의 효용성이겠죠?그렇다고 이번 싯다르타가 읽기 수월했다는 뜻은 아니다. 거의 지난달부터 내가 도파민에 미쳐 있어서 자꾸만 자극적인 콘텐츠만 찾게 되는 바람에 이런 잔잔한 이야기는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읽는 내내 핸드폰을 몇 번을 보고 몇 번을 잠들었는질 모르겠다. 심지어 완독하던 날 낮에 ..
조르조 바사니 「금테 안경」 후기: 사회의 낙인 속 개인의 존재 2월 독서 모임 책은 다들 워낙 바빠서 되도록 짧은 책으로 선정했다. 그렇게 정해진 조르조 바사니의 「금테 안경」. 내용도 비교적 짧은 편이고 문체도 어렵지 않았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이 마냥 쉽진 않았다. 가뜩이나 얼마 전 삶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킬 만한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책을 마저 읽었더니 거대한 세상 속에 속한 개인이 겪어야 하는 부조리에 대해 계속해서 곱씹게 되었다. 금테 안경의 주인, 파디가티는 이탈리아의 한 도시 '페라라'에서 주변 사람들의 선망과 존경을 받아오던 인텔리전트 의사였다. 이토록 괜찮은 사람이 그 누구와도 연애를 위해 만나지 않고 결혼조차 하지 않으니, 사람들은 그가 동성애자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책이 쓰인 시..
정유정 「7년의 밤」 후기: 내가 원한 자극은 이런 게 아니었다고 2026년 새해 첫 도서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스릴러를 보기로 했는데 단순히 대중들의 호오에 기대어 나의 취향 저격 책을 찾는 일은 너무나도 힘든 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1월이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이었다. 라는 인상 깊은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 「7년의 밤」. 7년 전 댐을 개방해 세령마을을 침수시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범인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낙인과 함께 친척집과 수많은 학교들을 전전한다. 세월이 흐르고 세간의 관심이 옅어져 생활에 적응할 때 즈음이면, 어김없이 선데이 매거진이 서원의 가족사를 폭로하며 그를 쫓아왔다. 서원이 7년 전 세령마을 사건의 범인도 아닌데 지독하게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후기: 영원한 절망의 굴레 2025년의 마지막 책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탄탱고로! 개인적인 바람인데 매년 그 해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을 한 권쯤은 꼭 읽어주고 싶다. 찾아보니 사탄 탱고는 1985년에 발표된 소설로 크로스너호르커이의 첫 데뷔 소설이었다. 과연 2026년은 누가 수상하게 될지? 1980년의 헝가리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사탄탱고는 제목부터 나의 흥미를 끌었다. 사탄이 추는 탱고라니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내 취향에 부합한 소설이었다. 나는 이렇게 쇠락해가는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분위기를 좋아하더라고. 가장 먼저 깨달은 건 후안 룰포의 「빼드로 빠라모」를 읽고 나서였는데 생각해 보면 TRPG를 할 때도 크툴루의 부름 ..
「EBS 다큐프라임: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후기: 자본주의보다 추천합니다 목돈을 예금하려다가 정말 마음이 가지 않는 금리를 보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 나. 돈미새가 되어 저번의 자본주의를 읽자마자 이번에는 똑같이 EBS 다큐프라임 시리즈로 나온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을 빌렸다. 요즘 진짜로 매일매일 돈생각만 하고 있는 게 바로 나다. 이왕 빌렸으니 끝까지 다 읽기는 했는데, 사실 돈의 얼굴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대체로 이전작인 자본주의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화폐에 대한 이야기와 금리 등등등. 당연하게도 바로 직전에 읽은 자본주의와 계속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넘치면야 두 권 다 읽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니,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돈의 얼굴을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후기: 경제 입문서로 괜찮은 책 예전부터 EBS 다큐프라임의 자본주의는 읽으려고 벼르고 있던 책이었다. 경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면 꼭 읽어보라는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봐왔기에. 11월은 독서모임 책도 금방 읽었겠다, 이번에는 반드시 읽고 말겠다는 다짐과 함께 책을 펼쳐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말 경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사회과학대학을 나와 이미 정치와 경제, 행정을 공부했던 나로서는 아는 내용도 상당히 많았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예전 EBS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를 엮어 출판한 책이다. 총 5장으로 되어 있는데, 자본주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
전삼혜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후기: 실처럼 이어진 우리들의 삶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는 문라이터 사업을 진행하는 제네시스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갔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처음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유리아는 제네시스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이자 자신의 룸메이트였던 세은을 비방하던 아이를 때린 벌로 한 달간 달로 출장 명령을 받아 지구를 떠나게 된다. 비극적이게도 유리아가 떠나 있는 동안 제네시스가 막아내지 못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 책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까지, 이와 얽혀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내 인생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소설 중 하나인 「우리들」을 읽고 난 직후라 어떤 텍스트를 읽어도 잘 읽을 자신이 있었기에 무려 ..
예브게니 자먀찐 「우리들」 후기: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아무것도······ 분명 10월에는 시간이 없어서 짧은 책으로 고른답시고 고른 책이었는데 이토록 어려울 줄은······. 솔직히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거의 80%를 이해하지 못한 기분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이라고 한다면 그만큼 쓸 말이 없어서 후기만큼은 금방 쓸 수 있겠다는 점일까.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은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쓰인 소설이라고 한다. 나는 워낙 디스토피아 배경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지난번에 읽은 「1984」도 즐겁게 보았던지라 「우리들」에게도 기대하는 바가 컸는데, 막상 책을 펼치고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