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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4주 차 주제는 '아버지'. 이 주의 메인 독서는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이긴 했으나, 사실 모임에서 선정된 소설은 후앙 기마랑스 로사의 「제3의 강둑」이라는, 아주 짧은 단편 소설이었다. 이 단편이 실려 있는 책이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3. 성장과 눈뜸」이라는 책이었다. 1996년 초판인 이 오래된 책에는 「제3의 강둑」을 비롯해 총 10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었다. 어차피 책을 빌렸는데 굳이 그 짧은 단편만 읽고 반납할 필요가 있나. 더군다나 그다음 주의 모임 주제는 책이 아닌 영화였기에 선정된 책이 없었으므로, 빌린 김에 이 책에 실린 단편을 전부 읽어보기로 했다. 서문에 적혀 있는 대로 유명한 작가가 글쓰기를 위한 좋은 전범을 추렸다고 말하듯 대부분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다..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후기: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누군가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눈물을 글썽이다가 바로 적는 후기.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부모를 주제로 하는 책은 피하고 싶었다.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무게가 나로서는 감당하기가 너무 무거워서. 하지만 이럴 때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바로 내가 평소에 관심이 없던 책도 강제로 읽게 하는 것. 정지아 작가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엄연히 말하자면 독서 모임에 선정된 책은 아니었다. 원래는 「제3의 강둑」이라는, 세계문학집에 실린 짧은 단편글이 주제였으나, 이번 주는 이 짧은 글만 읽으면 되겠구나 하고 행복에 젖어있던 나에게 강사님은 '아버지'를 주제로 한 책을 찾아 읽어오라는, 모임 계획서에는..
안규철 「사물의 뒷모습」 후기: 짧은 구절에 배어있는 삶 독서 모임 3주 차 선정 책, 사물의 뒷모습. 책의 두께가 아주 얇은 편은 아니지만, 그림이 많고 한 페이지에 적힌 활자는 적은 덕에 금방금방 읽어 내려간 책이다. 책은 조각가인 안규철 씨가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물이나 언어, 또는 예술가에 대해 적어 내려간 글이다. 예술가가 반듯한 선 하나를 쉽게 긋는 걸 본격적인 예술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쉽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러한 흔들림 없는 간단한 선을 반듯하게 긋기란 쉽지 않다. 쉽게 그어진 선일지라도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과 연습이 담겨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읽기에는 정말 쉽게 읽히고, '어,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가벼운 생각과 함께 책장을 빠르게 ..
후안 룰포 「뻬드로 빠라모」 후기: 낯선 구조, 새로운 시각 독서모임 2주 차의 책은 후안 룰포의 뻬드로 빠라모였다. 그나마 작년 말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를 읽고 아프리카 문학을 처음 접해보았지만, 남미 문학은 또 처음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남미 문학이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후안 룰포의 책들이 유명한 편이었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이렇게 아는 게 적을 수가~~ 일주일에 한 권 읽을 수 있도록 선정된 책인 만큼 내용 자체는 길지 않았지만(170p 정도?) 나에게는 상당히 어려웠던 책이었기에 읽으면서도 엄청 헤매고 나의 상당한 집중력을 요했다. 내가 이런 수준밖에 안 됐나 싶어 좌절했지만 독서모임에 나가보니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내용도 어려운데 멕시코 배경이다 보니..
구병모 「파과」 후기: 인생에 남겨진 과거라는 알맹이 벌써 4월에 네 권의 책을 읽었다. 독서모임에 선정된 책을 읽는 동시에 친구들과 하고 있는 독서모임 책까지 읽어내다니! 그것도 4월 말에 닥쳐서 읽은 것도 아니고 4월 중순에 끝내버리다니. 기특하다!! 파과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내가 한창 뮤지컬에 빠져 있을 때 신성록 배우가 파과를 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보게 된 덕이었다. 마침 그때 신성록 배우가 주연을 했던 뮤지컬 드라큘라를 잘 봤었기에 배우에 대한 호감이 있었고(팬심 아님) 연습하는 짤막한 영상이나 사진을 보니 분위기가 누아르 느낌이라 작품에 대한 조금의 호기심을 가졌다가 말았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파과를 친한 친구가 읽기 시작해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신성록..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후기: 나에게는 조금 늦은 이야기 2025년 4월부터 패기있게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동네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인데, 이미 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이 있으므로 평범한 독서모임이라면 추가로 신청하지 않아도 됐지만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은 강사를 끼고 진행하는 모임이었기에 관심을 가졌다. 약 10주간 매주 책을 읽고 모여야 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에게는 다소 살벌한 일정이지만 그래도 두 달가량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패기로운 생각에 신청했다. 지금 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독후감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책을 읽고 난 감상을 어떻게 하면 더 다채롭게 공유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계획서에 나열된 책 목록들이 전부 내가 접해본 적 없는 다양한 분야..
조지 오웰 「1984」 후기: 과연 가상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는가 조지 오웰의 1984는 그 유명세로 책을 읽지 않은 나조차 소설에 대해 아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디스토피아, 전체주의,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 내용 자체는 중간에 비문학과 같은 정치 체제에 대한 설명이 나오기에 읽기에 마냥 쉽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단순한 소설보다는 나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 취향인가 보다. 워낙 디스토피아 주제의 소설들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1984만큼 이렇게 많은 형광펜을 표시해가며 읽은 책도 없었다. 때문에 책을 다 읽고 해설에서 이 책이 생각외로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를 읽고 무척이나 놀랐다. 1984년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의 시점이고, 이 책은 거의 70~80년 전인 1..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후기: 내가 이걸 보면 안 됐을지도……. 사실 말이다.나와 같은 경우는 이 책의 제목을 확인하고 과감히 읽기를 포기하는 편이 맞았다.왜냐고? 내가 바로 동생이 있는 장녀니까 ^^  이 책을 12월에 읽어놓고 이제야 리뷰를 쓰는 이유. 그다지 나의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후기를 적지 않고 흘려보내자니 내가 투자한 시간이 좀 아깝고. 크레마 클럽을 이용중일 때 이 책의 평이 좋은 것 같길래 담아두었다가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라 2024년의 마지막 책으로 선정했었는데, 아무래도 크레마 클럽 평가를 믿으면 안 될 것 같다. 이후에 읽은 안드로메다의 고양이도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가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는 나이지리아 사람이다. 덕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