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e Light Pink Flying Butterfly 2025. 4. 영화 정산

2025. 4. 영화 정산

REVIEW/MOVIE REVIEW 2025. 5. 3.

 

2025. 4. 영화 정산

 

 

쉰들러리스트(1993)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
아티스트(2011)

 

쉰들러리스트(1993) - 202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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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쉰들러리스트를 보게 된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이미 본 영화이므로 후기는 쓰지 않으려 했는데, 고작 한두 해 후에 봤다고 내용의 태반이 기억나지 않았다. 때문에 이미 본 영화라도 이렇게 후기를 남기게 되었다. 그만큼 좋은 영화이기도 하니까.

 

세상에 2차 세계 대전과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는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쉰들러리스트는 오로지 영웅적이지만은 않은 인물을 내세운다.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가 유대인 지구에 들어오게 된 건 오직 값싼 인력을 부려 돈을 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그는 또한 파티나 여자를 좋아하기도 하는, 마냥 깨끗하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유대인 회계사와 가까워지고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목격하며 양심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대부분의 재산을 털어 유대인의 명단을 작성해 그들을 살리는 길을 택한다.

 

이 오스카 쉰들러에 대한 평가는 제법 갈리는 듯하지만, 분명한 건 그의 선택으로 인해 살아남은 사람이 존재하며, 그를 고맙게 여기는 후손들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의 계기, 동기 따위가 물론 어느 정도 중요하긴 하겠지만 비난받을 점은 마땅히 비난받고 칭찬받을 점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것이다.

 

비관적인 현실을 마주한 개인의 양심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보여준 영화. 계기는 거창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자신의 회계사와의 인간적인 교류만으로도 사람은 변한다.

 

그 외에도 유대인의 참상을 잘 보여주는 영화. 3시간짜리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그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고 나서 '배지를 팔았더라면, 차를 팔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라며 눈물짓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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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최근 재개봉하면서 인터넷에서 핫했던 작품. 한국 여성들이 엄청 많이 봐서 감독이 한국 여자를 낳고 싶다고 했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를 봤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봐야지. 더불어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몇 번이나 더 폴 이야기를 했던 터라 내용이 더 궁금했다.

 

포스터 하나만 보고 아무런 정보값 없이 보기 시작한 더 폴. 보기 전에 예상 줄거리 맞히기를 해봤는데 '더 폴'이라는, 추락에 관한 키워드를 좀 생각해 볼 걸 그랬나 싶다. 내 추리 줄거리는 이랬다.

 

*

이거 뭔가 얼핏 할리우드 얘기?라고 본 것 같기도 한데... 주인공들이 배우인데 연기를 하다가 직접 작품 세계에 들어감. 환상 세계라서 연출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듦. 아무튼 그 작품 세계에 동화되어서 그 안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탐험하다가 많은 줄거리 속 캐릭터들의 도움을 받아서 환상의 문에 도착하게 되는데 왠지 스토리와 동화될 것 같음.. 하지만 그 환상의 문을 넘어가게 되면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인 거임... 컷! 소리 나면서 영화 다 찍었다 카고 어리둥절해지는데 주변 스텝들은 아무도 모름.. 

빼먹은 거 조금 더 추가함 (1920 할리우드라는 건 봐서) 현실세계에서는 흑백이었다가 환상세계로 들어가면 컬러가 될 것 같음 

*

 

그리고 개같이 틀렸다. 단순히 판타지 영화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였다니. 더불어 나는 '바빌론'을 본 이후로 과거 할리우드에 관련된 주제(정확히는 찬란하던 시절에 드리운 그림자의 면모)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또 나와 같은 TRPG 플레이어들과 본 덕에 후반부에 주인공 로이가 알렉산드리아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절망에 사로잡혀 이야기를 멋대로 전개시킬 때 마스터가 이러면 안 된다면서 함께 비명을 질렀다. 로이야! 제발 계속 살아라. 알렉산드리아 등처먹은 만큼 더 열심히 살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미장센도 아름다웠다.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아티스트(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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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흑백영화라길래 당연히 1900년대 영화일 줄 알았는데! 2011년 영화라는 사실을 지금 후기를 쓰기 위해 영화 정보를 찾아보면서 알게 되었다. 목소리가 나오고 컬러가 기본인 요즘 시대에 흑백 무성 영화 기법을 사용했다니 이 또한 위험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더 폴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 또한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빌론'과 '사랑은 비를 타고'와 같이 무성 영화가 유성 영화로 진화하던 혼란하던 시기를 다룬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유명 스타 조지 발렌타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유성 영화를 멸시하며 무성 영화를 고수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유성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무성 영화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비단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세계도 너무나도 빨리 변화한다. 몇 년 전의 나만 해도 챗GPT가 이렇게나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생각이나 했을까? 때문에 할리우드를 넘어서 우리에게까지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전해준다. 

 

옛날 영화인데도 여자가 나자를 구원하는 구도라서 제법 인식이 앞서나갔다 싶었는데, 2011년 영화라서 그랬구나. 

 

연출적인 면에서는 중간에 소리가 나오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와 반대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우리의 주인공 조지 발렌타인.

 

영화의 내용을 떠나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강아지 우기가 엄청난 연기를 펼친다. 이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