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e Light Pink Flying Butterfly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저잣거리 열리는 날 - 뒤꽂이 만들기, 10월 세시 음식(석류 양갱), 자개 독서링 만들기 (2024. 10. 19.)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저잣거리 열리는 날 - 뒤꽂이 만들기, 10월 세시 음식(석류 양갱), 자개 독서링 만들기 (2024. 10. 19.)

DAILY 2024. 10. 24.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저잣거리 열리는 날

2024. 10. 19.

10:30 뒤꽂이 만들기

15:30 10월 세시 음식 만들기 (석류양갱)
16:30 자개 독서링 만들기


 

SNS에서 줄곧 보이던 돈의물 박물관 마을의 각종 체험들. 워낙 체험형 프로그램 같은 콘텐츠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번에 날을 맞춰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무려 9월 말에 10월의 피튀기는 예약을 끝마쳤고, 슬프게도 키링 만들기는 두 번의 시도에도 실패했지만 그래도 나머지 세 가지 체험은 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된 돈의문 박물관 마을.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친구들이었는데 반나절동안 기자 수첩 야외 미션만 했어서(추천!) 체험형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침 예약하고 보니 나중에 돈의문 박물관 공식 계정에서 이날 저잣거리가 열린다고 이벤트 공지를 띄웠다. 그래! 키링은 만들지 말고 예쁜 거나 사자! 생각지도 못하게 체험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생겨서 기뻤다.

 

이번에는 10시 정도에 만나 점시 먹으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6시까지 이곳에 있다가 갔다. 이번 체험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3시간 만에 끝내는 필살 다른 직업 체험기. 생전 해본 적도 없는 체험을 하나씩 할 때마다 곡소리가 터져나오고 각자 자신의 직업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뒤꽂이 만들기

 

처음 한 체험은 뒤꽂이 만들기. 어떻게 만드는 건가 했더니 저 장식물들을 거의 다 와이어를 꽈서 비즈 등등을 꿰어 만드는 거였다. 사실 체험 시간 50분이면 남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내가 손이 느린 편이라 비교적 더 오래 걸리기도 했고. 와이어 꼬기는 별 거 아닌 일 같은데도 예쁘게 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결국 강사님이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시고 나서도 50분 안에 끝내는 건 실패해서 거의 1시간이 걸려 완성하게 되었고, 다음 11시 30분에도 수업이 있는 관계로 정말 쫓겨나듯 정각에 후다닥 나왔다.

아, 체험 프로그램은 타임어택 이벤트구나!

 

 

완성한 뒤꽂이.

색상은 있는 색에서 어느 정도 지정 가능하긴 했다. 이날 몇 번 꽂고 다녔었는데 몇 번 바닥에 떨어뜨렸는지 모르겠다. 사실 실용성이 높진 않아서 한복 입을 때나 착용하지 않을까.

 

 

식사를 하러 가기 전에 저잣거리 선착순 이벤트도 참여했다. 나는 윷이 나와서 엽전을 두 개 받았는데 이 엽전으로 엿을 바꿔먹을 수 있다.

 

 

근데 암만봐도 엽전이 더 탐나지 않나?

그 외에도 SNS 인증 이벤트도 있어서 그것까지 총 세 개의 엽전을 받았다.

 

 

 

 

~이하 돈의문 박물관 마을 후기니까 간단히 적는 점심식사~

 

점심으로 먹은 준수방키친

계절장아찌 들어간 파스타가 신기했고 나머지 메뉴들은 퓨전인 것치고 무난했음

 

오쁘띠베르 디저트 

우리가 거지같이 먹긴 했지만 셰프님은 백수저 합격입니다

 

아키비스트 아인슈페너

오랜만에 가도 맛있음! 생각보다 줄이 없던 날이라 좋았다. 테이크아웃은 금방 나왔고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은 덜하긴 했음(하여간 까다로운 여자)

 

 

 

 

원래는 식사를 마치고서는 야외 미션 게임인 비밀지도를 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걸, 시간이 없어서 잠깐 장터 구경만 하고 다른 체험을 하러 갔다.

 

 

10월 세시 음식 만들기(석류 양갱)

 

9월 세시 음식은 송편이었는데 한국인 특성상 송편이야 어릴 때 한 번쯤 해보는 거고, 대신 석류 양갱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체험을 신청했다. 사실 석류 양갱이라는 거··· 이번에 체험하러 와서 처음 봤고 생김새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꽤나 달랐다.

 

한천?이라는 건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우리는 이미 준비될 재료를 젓다가 틀에 붓고 위에 올라가는 꽃만 만들면 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단계는 완료된 상태에서 마지막 손대기만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덕분에 처음 했었던 뒤꽂이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한동안 요리를 열심히 했다고 저 위에 꽃 올리는 재료를 밀대로 밀 때 제법 균일하고 예쁘게 반죽을 밀 수 있었다. 

 

양갱이라는 건 어떻게 만드는지 관심을 가진 적조차 없는데 우뭇가사리가 들어간다고 해서 신기했다. 석류액을 넣었을 때 당장은 붉은 빛을 띤다 해도 가열하면 색이 보랏빛으로 변하는 것도 처음 알았고. 양갱이라는 게 불조절이 엄청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튼 덕분에 쉽게 완성할 수 있었다. 냉장고에서 굳히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시간상 얼리다가 나가야 했고. 

 

가지고 나올 때는 괜찮았는데 이날 밤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갔었던지라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아주 뒤집히고 엉망이 되어 있었다. 뭐 맛만 있으면 상관 없지만 문제는 맛도 내 취향이 아니었던 거? ㅠㅠ

 

자개 독서링 만들기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진행되었던 자개 독서링. 내가 참여했던 세 체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체험이다. 재미가 있었다~~ 라기 보다는 그냥 완성작의 유용성을 따졌다고 해야 할까 ㅎㅎ 이것도 마찬가지로 50분동안 진행되는데 시간이 제법 빠듯하다. 처음 들어가면 독서링의 모양, 색상(검은색 또는 투명색)을 정한 이후 종이 위에 미친듯이 디자인을 해야 한다. 사실상 자개를 위에 올리는 시간보다는 디자인 배치하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는 편. 그래서 나중에 비슷한 체험을 하더라도 어떤 느낌으로 디자인을 할지 생각해보고 가는 게 좋을 듯한데, 사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자개 모양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하고 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급하게 디자인한 것치고는 제법 마음에 드는 편 ㅎㅎ 한시간 동안은 만지지 말고 굳히라고 받아왔는데 (그런데 그냥 망 같은 곳에 넣어줘서 괜찮은지 모르겠다) 나중에 카페에 가서 확인해보니 진행자가 마지막으로 마감해준 게 별로여서··· 독서링의 모서리 부분이 움푹 패여 있어서 슬펐다. 가격도 한두 푼은 아닌데 ㅠ 찌그러진 독서링을 가지게 되었우.

 

 

그외 저잣거리는 10시부터 18시까지 다양한 전통 의상이나 장신구를 판매하는 장터였는데 제법 예쁜 악세서리들이 많았다. 만약 체험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런 아이템을 가지고 싶은 거라면··· 솔직히 가성비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장인들의 손길이 묻은 완제품을 사는 쪽이 훨씬 낫다. 다만 커스텀을 하고 싶으면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하지만 커스텀 가능한 곳을 찾았다 ㅎㅎ 색만 봐도 각자의 취향에 맞게 가져간 ㅋㅋ 구름 키링. 친구 하나가 구경다니면서 "아~ OO색이었으면 샀다." 같은 소리를 계속 하고 다녔는데 그걸 들으신 건지 아니면 우리가 색을 찾고 있으니 하신 말인건지 얼른 커스텀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모두 커스텀을 맞춰서 갔다. 

 

이런 아이템에도 유행이라는 게 있는지, 무난한 노리개 키링 같은 악세서리 말고도 이번에는 명태나 굴비, 붕어빵 등 물고기 액막이 아이템이 정말 많이 보여서 신기했다. 한복은 엄청 많은 편은 아니었고, 보부상은 판매하시는 분들이 이동하면서 물건을 판다는데 우리랑 엇갈린 건지 거의 마감시간에 가까워져서 그런 건지 결국 자만추에 실패해서 물건을 살펴보지는 못했다. 하여간 시간이 훅훅 지나가버려서 금방 6시가 찾아왔고, 저잣거리 행사가 끝나 우리도 식사를 하러 떠났다.

 

 

저녁은 저번에 먹지 못한 오제제에서 먹었는데 안내받은 자리가 더럽고 직원을 호출해서 닦아달라고 해도 자리를 반밖에 닦아주지 않아서(이런 경우 처음 본다 진짜) 살짝 삔또 상했는데 다른 직원을 부르니 새로 꼼꼼하게 닦아주셔서 봐줌.

 

등심 돈카츠는 무난무난. 안심돈카츠는 오!? 맛있다!? 한동안 먹은 안심 돈카츠 중에서 제일 촉촉하고 맛있었다. 청귤소바는 청귤 향이 은은하게 나서 괜찮았는데 담에는 조금 더 담가도 괜찮을 듯.

 

이후로는 폴바셋에 갔다가 8시에 쫓겨나고 청계천 근처의 투썸플레이스에서 11시까지 떠들다가 각자 헤어졌다. 

 

 

이번 돈의문 박물관 마을 체험들을 연달아 하며 우리는 모두 전문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쓰고 먹는 것들, 특히 공예품들은 생각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고, 그만큼 어깨와 목, 허리가 박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내 직업이나 소중히 여겨야겠다. 

시간은 금방금방 잘 갔지만 또 이런 기회가 오면 하게 될지는? 흠. 생각보다 체험비가 비싸서(뒤꽂이 2만원, 자개 독서링 2만 2천원, 세시 음식 2만원) 사실 완제품을 사는 게 디자인적으로 더 예쁘고 가성비적으로 잘 맞고, 그렇다고 충분한 시간 동안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50분의 제한된 시간 내에서 모든 공정을 나 스스로 다 완료하지 못하고 급박하게 시간 쫓기듯 만들어야 한다는 게 아쉽기도 했다. 뒤꽂이 만들기도 이름은 '나만의 뒤꽂이'지만 모양이 다 똑같고, 특히 슬프게도 석류 양갱은 내 입맛에 맞지도 않아서 ㅠㅠ 자개 독서링은 마감이 마무리가 안 됐고······. 왜 이렇게 아쉬운 점이 하나씩 있는 거지? 

 

하지만 당시 내가 즐겼던 그 시간과 감정들은 진짜였고, 안 해봤다면 한 번쯤은 체험해보면 좋은 프로그램인듯!! 우리가 언제 또 이런 걸 해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