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e Light Pink Flying Butterfly 12월 주간일기 3주차: 2023. 12. 11.~ 2023. 12. 17.

12월 주간일기 3주차: 2023. 12. 11.~ 2023. 12. 17.

DAILY 2023. 12. 18.

 

2023. 12. 11. (월)

 

날씨도 좋지 않고, 회사에서 인사 관련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 날씨도 안 좋은 하루였는데 개인적인 일까지 겹쳐서 회사에 있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그런 내 상태를 감안했는지 많은 말을 걸지 않아서 일 말고 다른 짓이나 하며 보냈다.

 

집에 와서 치킨을 먹고 싶었다. 연말 모임 전까지는 배달은 일절 끊으려고 했는데, 심지어 전날 엄마가 치킨을 사줘서 삼통치킨 마늘맛(강)까지 먹었는데 문을 열지 않아 주문하지 못했던 60계 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다. 동네에 있는 곳은 월요일 휴무라서 또 주문을 할 수 없었는데, 결국 고민하다가 좀 더 멀리 있는 곳으로 주문을 했다. 60분 넘게 걸린다고 했었는데 주문을 기다리다가 잠들어서 그리 오래 기다린 것 같지는 않았다.

 

역시 60계는 고추+간지 윙이 정말 맛있다. 요즘은 멍하니 식사만 하는 건 시간이 아깝게 느껴져서, 오늘도 영화를 한 편 보았다. 바로 「이터널 선샤인」.

 

음. 흥미로웠지만 애석하게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런 내용을 몇 번이나 보게 되어서 그런지. 

 

2023. 12. 12. (화)

 

일찍 집에 오는 날. 물론 쉬러 온 건 아니고 연수가 있어서 그랬다. 곧 있을 연말정산을 대비해야 하는데, 연수를 들어도 뭔 소린지 잘 모르겠었다. 연수비만 88,000원이었다. 내 돈 아니라서 다행이지.

 

연수를 마치고 나서 친구를 만나러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향했다.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상행선에 사람이 많았다. 가는 길에 친구가 봤다고 한 「전남편의 미친 개를 길들였다」라는 웹툰도 열심히 읽었다. 작화가 매우 아름다웠는데 그와 별개로 로판 배경에서 '실화냐'나 '씨발' 등의 현대한국 언어생활이 묻어나와서 그럴 때마다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목적지는 트위터에서 수많은 RT로 핫했던 월래순교자관. 도착했더니 웨이팅 순서가 17번째였다. 저녁시간이기도 했지만 건물은 크면서 어쩐지 마련된 테이블이 7테이블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회전율이 상당히 느렸다. 게다가 화요일 저녁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았다. 작작 마시고 내일 출근 준비를 하세요!

 

 

 

그렇게 겨우겨우 들어온 월래순교자관에서 음식을 6가지나 시켰다. 둘이서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생각보다 군만두가 맛있었고, 다른 메뉴들은 솔직히 말하자면 무난하게 맛있었다. 보통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차린 음식점은 대체로 내 입맛에 맛있었어서, 이 가게도 1시간을 넘게 기다릴 만큼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경쟁력이라고 하면 비교적 저렴한 음식 가격때문이었는데 꿔바로우는 19,000원으로 그렇게 싸지도 않았고. 내 생각에는 이곳까지 찾아가 1시간을 기다릴 만큼의 값어치는 아니다. 아마 다른 중식집에 가더라도 이 정도의 만족감은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군만두는 맛있긴 해서 만두홀릭인 우리엄마를 위해 한 팩은 포장해갔다. 총 64,000원 나온듯.

 

 

식사를 마치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카페로 갔다. 원래 이날 12월 12일인 기념으로 서울의 봄을 보면 좋겠다 싶기도 했는데, 웨이팅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어차피 못 볼 영화였던 것으로. 카페는 역 근처에 있는 '스미다'라는 곳으로 갔다. 원래는 파블로바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미 저녁으로 너무 많은 것들을 위장에 집어넣고 와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밤이기도 해서 카페인 대신 복숭아라떼를 먹었다.

 

 

음료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레퍼런스 이야기도 하고 책이야기도 했다. 역시 사람이 공통적으로 쌓인 게 있어야 이야깃거리도 늘어나는 것 같다. 다음 이야기 소재를 위해 친구가 읽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기로 하고 밤늦게 헤어졌다.

 

 

2023. 12. 13. (수)

 

집에 처박아두고만 있었던 「헤르만 헤세의 환상 동화집」을 회사에 가져가 틈틈이 읽기 시작했다. 왜 집중력이 나쁜 나조차도 헤르만 헤세의 글은 매끄럽게 잘 읽힐까?  회사에서 짬이 될 때마다 읽어서 한 80p 정도 읽었다. 

집에 와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리디북스 이벤트로 대여해둔 책을 E북으로 읽으려고 누웠다가 저녁도 안 먹고 바로 잠들고 말았다. 한 6시 30분 전부터 잠든 것 같다. 중간에 몇 번 깨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다음날 오전 6시 30분이었다. 거의 12시간을 잤더니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2023. 12. 14. (목)

 

이프 온리 후기를 발행하고, 연말맞이 TRPG 31문 31답을 했다. 이날 기준으로 41회 플레이를 했는데 마스터:플레이어 비율이 21회:20회였다. 아주 황금비율인 거시다. 

원래는 12일 예약이었으나 잊고 있다가 약속을 잡아버려 오늘로 옮긴 피부과 진료를 했다. 점을 빼기 위해서……. 나 완전 내향성인데 인싸점이 있어서 열받아! 사진 찍을 때마다 너무 거슬려서 빼버리고 싶은데 크기는 또 엄청 커서 잘 빠지지도 않는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 진료인데 이번에 받고도 점이 안 빠지면 다음에 갈 때는 점 개수당 만원을 내야 한다. 이번에는 마취크림을 바르지도 않고 바로 마취주사를 놓고 레이저로 지졌다. 살 타는 냄새 무섭다……. 엄청 심하게 아프진 않은데 후케어가 참 귀찮은 것 같다.

 

병원을 나와서 바로 앞에 보이는 돈카츠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절약과 연말 모임을 위해 참고 이마트로 가서 식재료나 샀다. 

 

 

건강한 재료를 사서 정작 먹은 건 순두부열라면이었다. 비가 와서 땡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석 레시피와는 달리 순두부 1개 라면 1개를 다 넣었는데 물을 잘못 맞춰서(순두부에서 그렇게 물이 많이 나올 줄은 몰랐음) 조금 밍밍해서 아쉬웠다.

 

 

식사를 하면서 야빈과 영화를 봤다. 박하사탕의 후기는 별도로 적겠습니다.

 

 

 

클래스 101 새로운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늘 처박아두었던 Aseprite를 학습할 것이다. 툴 기능만 조금 익히고 끝냈는데 확실히 도트찍기 편리한 기능이 많았다.

 

 

2023. 12. 15. (금)

 

점심으로 순대국을 먹었다. 진짜 이 가격에 이렇게 푸짐한 순대국을 먹을 수 있다니 너무 감격스러웠다. 순대 말고 고기까지 듬뿍 들어있었을 줄이야.

 

 

어제 산 식재료를 소비하기 위해 토마토탕을 만들었다. 소스를 괜히 아꼈나 싶다. 생각보다 많이 약했다.

텃밭에서 뽑은 배추랑 물에 데친 대패삼겹살이랑 목이버섯, 팽이버섯, 표고버섯, 완자, 옥수수면을 넣고 끓였다. 크진 않지만 냄비가 가득 차서 '이 정도면 2인분일듯' 싶었는데 남은 치킨 몇 조각과 함께 저걸 한 끼에 다 먹어버렸다. 저는 다이어트 따위 모릅니다.

 

식사와 함께 저번에 엔딩을 보지 못했던 시간의 절제 캠페인 에크베: 검은 길 엔딩을 봤다. 

 

 

2023. 12. 16. (토)

 

친척 모임에 가지 않고 잠을 택했다. 점까지 빼서 흉하고 춥고 귀찮고 졸린데 엄마는 흉한 거 괜찮다고 한다. 엄마가 괜찮은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안 괜찮은 건데……. 

아무튼 화요일에 방문했던 월래순교자관에서 포장해온 만두와 꿔바로우를 점심으로 삼았다. 그리고 에크웨이: 검은 관문을 플레이했다. 하루종일 플레이해서 새벽 3~4시에 엔딩을 봤다. 무리하긴 했지만 자꾸 중간중간 끊어지는 게 애매하다 싶었는데 그래도 엔딩을 봐서 다행이다 싶었다. 요즘 다이만이 아주 재미있다.

 

중간 쉬는 시간에 이날 도착한 암막커튼을 까보고 방에 걸려 있던 커튼핀을 6개 정도 빼냈다. 고난이 예상된다.

 

 

밤의 일용할 양식은 순대였다. 다 먹진 않고 2/3정도 머금……. 소스는 집에서 놀고 있는 팔도비빔장에 물을 조금 부어서 자작하게 하고 그 위에 후추를 뿌려 섞었다. 맛이 괜찮았다. 

 

연말에 강릉으로 차 끌고간다고 했다가 아빠한테 한소리 들었다. 눈 많이 오면 운전 못한다고…….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는데 KTX도 고속버스도 자리가 없어서 집에 돌아올 수단이 아예 없었던지라 만약 운전을 못하게 되면 여행은 포기하기로 했다……. 

 

2023. 12. 17. (일)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는데(11시 30분쯤?) 그냥 누워있다가 세션 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요즘 세션을 많이 하니 아주 행복하다. 점심으로는 풀무원 만두와 갈비탕을 먹고, 저녁으로는 엄마가 사왔던 왕만두를 먹었다. 

 

 

박하사탕을 본지 며칠째 박하 세계관에 갇혀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엔딩을 보지 못했던 식천의 그랑기뇰: 복수의 잔화 엔딩도 봤다. 타이만 플레이를 할 때마다 페어 서사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몸이 아파 그런지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