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여자 혼자 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여행 준비하기(1)
TRIP/2023 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2023. 8. 28.
여자 혼자 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여행 준비하기(1)
시작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고민은 아니었지만 여행은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독일이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플레이했던 크툴루의 부름 캠페인 시나리오집, 베를린: 사악한 도시(Berlin: the Wicked City)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덕에 베를린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늘어난 덕분이었다. 참 이상하기도 하지. 사실 시나리오 내에서 베를린은 조금도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베를린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2021년 미국에 방문했을 때도 니알라토텝의 가면들: 미국편에 나오는 장소들을 방문했었고, 그때의 기억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참 오타쿠스러운 발상이다. 내가 플레이했던 캐릭터와, 함께했던 캐릭터들이 방문했던 거리와 명소들을 나 또한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유럽은 먼 여행지. 시간을 많이 내어야만 어렵게 갈 수 있는 대한민국 반대편의 나라들이었고, 직장인의 신분으로서 여행을 길게 가려면 추석 연휴를 끼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가? 가뜩이나 작년(2022년)에도 추석 연휴를 끼고 베트남을 다녀왔었던 터라 또 여행을 가겠다고 말을 쉽사리 꺼내기가 어려웠다. 조금씩 독립을 생각하면서 돈 또한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내년 이후로는 또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고······.
결국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당장 출발하더라도 같이 갈 사람도 없을 뿐더러 휴가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이었으니까. 그러고 있다 보면 누가 나한테 와서 여행 안 가냐고 말을 걸고, 이모부께서 부추기고. 갈까 싶다가도 현실의 벽에 부딪쳐 정말 몇 달 동안 고민만 했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바로 베를린에 있는 페르가몬 박물관이 자그마치 14년짜리 대규모 공사를 한다는 소식이었다. 고대 문명에 관심이 많은 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산물인 이슈타르의 문을 꼭 보고 싶었는데, 올해 10월이 지나면 2037년까지 이슈타르의 문을 못 볼 수도 있었다. 2037년이면 내가 40대가 넘어가는 나이. 나이를 한참 먹고 여행을 가서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때부터 고민이 심화되었다. 매일같이 베를린과 이슈타르의 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하루는 친척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날 이모부께서 다시 한번 여행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다시 이야기를 했다. 여행이 너무 가고 싶은데 이게 참 어렵다고. 페르가몬 박물관의 대규모 공사도 함께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친척들과 어머니께서는 갔다오라고 하셨다. 어머니께서 여행 자금을 지원해주겠다고까지 하셔서(묻지도 않고 내 통장에 돈을··· 꽂아버렸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계획하기 시작한 여행.
그렇게 회사에다가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고 여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한소리 들을 각오로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었는데, 관리자분께서 의외로 쉽게 허락해주셔서 상당히 놀랐다. 내가 그렇게나 고민을 오래 했는데··· 아무렴 어때! 허락받았으면 됐지.
여행은 정말 오래오래 가고 싶었지만 본업이 있으니 마음대로 길게 다녀올 수는 없었다.
결국 결정한 기간은 2023. 9. 23. (토) ~ 2023. 10. 3. (화). 총 11일의 여행이지만 비행기를 오래 타야하는 유럽 여행 특성상 실제로 유럽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약 9일 정도였다.
여행 준비
준비는 역시 비행기부터
그렇게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항상 싸게싸게 다녔던 나는 이번 여행도 2n시간이 걸리는 경유행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한정적인 직장인은 직항을 타야 한다는 어른들의 강력한 주장에 결국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게 되었다. 직항이라니! 비교적 가까운 싱가포르에 갈 때도 경유행을 타고 갔던 나였는데.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가는 직항편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너무 늦게 예약을 준비하기 시작해서 표가 다 나간 건가 싶었는데, 그냥 아예 노선이 없는 거였다(······). 괜히 너무 늦었나 하고 전전긍긍했다.
알아보니 한국에서 독일로 향하는 방법은 두 가지, 독일의 서부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이용하거나 남부에 있는 뮌헨 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오로지 베를린만 방문한다면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이용하겠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여행하는 기간이 10월에 걸쳐 있었다. 바로 생각난 옥토버 페스트! 내가 술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세계 3대 축제에다가 앞으로 가을에 독일을 다시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뮌헨도 함께 집어넣기로 했다. 그렇게 베를린과 뮌헨을 확정하고 약 9일의 시간을 독일에서 보낼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옆 나라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돈이 남아 돌고 시간이 남아 도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문제 없이 9일동안 한 나라만 보겠지만, 내가 또 유럽을 언제 와볼까? 그래서 독일 근처에 있는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의 항공편 가격도 확인했지만··· 아무래도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그런지 비싸도 너무 비쌌다.
결국 출국과 귀국 모두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이용하기로 했다. 뮌헨 항공편도 있었지만 가격이 비쌌고 출국 시간이 일렀기 때문에 프랑크푸르트가 더 나아보였다. 어차피 유럽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독일 여행은 이렇게 확정되었으니, 나머지 나라는 독일 일정을 짜면서 시간이 남는 만큼 집어넣기로 했다.
방문 국가
···는 결국 이렇게 정해졌다.
결국 생각해두었던 독일, 체코, 헝라기, 오스트리아를 다 가게 되었다. 동유럽 여행을 했었던 친구가 너무 좋았다고 해서 혹하는 마음이 컸다. 꽤나 동선이 긴 여행루트긴 하지만,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로 넘어가는 과정을 야간 열차로 잡아서 하루를 세이브했다. 가장 처음에는 프랑크푸르트 > 베를린 > 프라하 > 부다페스트 > 비엔나 > 뮌헨 > 프랑크푸르트로 생각했는데,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다보니 가는 길목마다 또다른 여행지가 있었다. 가령 베를린에서 프라하로 넘어가는 경로에 있는 드레스덴이나, 비엔나에서 뮌헨으로 넘어가는 경로에 있는 잘츠부르크, 뮌헨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넘어가는 경로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나 뉘른베르크 말이다.
결국 결정된 루트는 이렇다.
프랑크푸르트 > 베를린 > 드레스덴 > 프라하 > 부다페스트 > 비엔나 > 할슈타트 > 잘츠부르크 > 뮌헨 > 하이델베르크 > 프랑크푸르트
사실상 프랑크푸르트는 볼 게 비교적 없어서 공항만 들를 뿐, 프랑크푸르트 시내는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너무 힘들어보이긴 하지만 어쩌겠나? 나는 시간이 얼마 없는 직장인인걸··· 또르르.
이렇게 된 김에, 최대한 열심히 돌아보고 올 생각이다. 힘들면 작은 여행지 한 곳이 날라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니 해야지.
이런 게 또 자유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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