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차 관람 후기 (2024. 8. 21. | 전동석, 박은태, 선민, 장은아)
REVIEW/PERFORMANCE·EXHIBITION REVIEW 2024. 9. 2.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차 관람 후기
새롭게 쓰는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
전동석, 박은태, 선민, 장은아
2024. 8. 21.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그렇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한 번 더 보고 왔다. 7월 16일 처음 공연을 본 이후로 거의 한 달 만에 보게 된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처음 프랑켄슈타인을 보았을 때 이미 8월 21일 자 티켓을 잡아둔 상태였고, 공연을 보고 나서 전동석 고정으로 다른 앙리 배우 티켓을 잡아볼지 고민했으나 자첫 공연의 박은태 배우의 앙리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버려서 그대로 보게 된 두 번째 공연. 하지만 기를 써도 14열 자리 이내로 좌석을 선점할 수는 없었다······.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로 향했다. 중간에 퇴근 전 미리 시켜둔 배달이 제시간에 오지 않고, 노래를 들으며 정신을 빼놓고 있다가 환승해야 할 삼각지 역을 그냥 지나치는 등 소소한 사건이 있었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준비한 덕에 늦지는 않았다.
콜라보 카페의 리유저블 컵 디자인이 바뀌었다길래 카페 드 블루에서 블루레모네이드도 시켜주었다. 저번에는 정말 새카만 사약에이드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파란색 레모네이드가 나왔다. 음료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서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했는데 아무리 봐도 너의 꿈속에서를 부르는 앙리의 모습이 은앙 같아 보여서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강진역에서 내려서 생수를 산 후에 물은 비워내고 거기에 음료를 따로 담아 가져갔다.
마음 같아서는 카페 필로스의 괴물 컵도 가지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항상 미리미리 나온다고 나오는데도 왜 이렇게 공연장만 도착하면 시간이 미친 듯이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이번 공연의 난 괴물 넘버가 너무 좋았어서 미련이 더 깊게 남아버림 ㅠ 이러다가 컵 받겠다고 한강진 가는 건 아닐지······.
이번에 내가 잡은 좌석은 15열이었는데, 저번에 본 20열보다 5열만 전진했을 뿐인데도 시야가 많이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경험해 보니 15열 정도면 배우가 무대 앞쪽까지 나왔을 때 표정이 분간되는 정도? 그러므로 엠게는 15열 이하만 VIP 때리고 나머지 좌석은 R석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게 맞겠다. 좌석의 위치는 중블 중에서도 중앙이라서 완전 정중앙에서 관람했으나 그 한 달 사이 대학로의 단차를 좀 맛봤다고 대극장의 단차가 너무 아쉬웠다. 거기에다가 앞 좌석 남자가 너무 키도 머리도 크셔서 시야가 가려졌다. 오른쪽 귀퉁이여서 망정이지. 남자분 잘못은 아니긴 하다만 그래도 가려지는 입장에서는 너무 아쉽긴 해서 ㅠ 대극장을 메우고 싶어진다.
이번 공연은 이걸 보면 적어도 2027년까지는 프랑켄슈타인을 못 본다는 생각에 넘버 하나하나에 아쉬움이 많이 컸다. 실력이 아쉬웠다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 듣는 이 넘버가 마지막이고 앞으로는 최소 n 년간 못 본다니··· 하는 데에서 오는 아쉬움이었다. 심지어 나는 무대에 영상 쏘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도 프랑켄슈타인의 overture에 나오는 많은 이들이 촌스럽다고 말하는 영상까지도 1분 1초가 너무나도 아까웠고 실제로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성 무대에서 벽돌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면서 시작되는 그 영상. 거기에 내용을 완전히 알고 보니까 영상 중간에 나오는 별빛이 빅터가 북극으로 향하는 때를 보여주는 거구나 하고 알게 되기도 하고.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감정이 상당히 농축되어 있고 그것이 제대로 터져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앙상블까지도 처음 봤던 공연보다도 훨씬 감정이 강화되어 있다고 할까? 분명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사람들은 저 배우들인데 나까지 그들의 감정과 앞으로 일어날 거대한 사건 흐름에 휘말려서 기가 다 빨렸다. 이날 빅터와 괴물의 정병과 광기가 극에 달해서 보는 내가 다 무섭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내가 좋아하는 단 하나의 미래야 워낙 좋은 넘버지만, 이날은 유독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와 난 괴물의 넘버가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강렬했다. 거기에다가 배우들도 상당한 감정에 북받쳐있는 것처럼 오늘따라 넘버들이 본래 길이보다 더욱 길고 끝부분을 부루는 부분도 더욱 길게 가져가고 적막이 내려앉는 부분도 감정을 추스르느라 더욱 오래 중간중간 어? 이게 박자가 맞나? 싶어지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마저도 현 상황에 몰입해 버린 등장인물의 표현 그 자체로 느껴질 정도로··· 그런 부분 따위는 큰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을 공연이었다. 마지막 공연으로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훌륭했고 인터미션 포함 거의 3시간이 넘어가는 긴 공연이 눈 깜짝할 새에 후루룩 지나가버렸다. 다른 뮤지컬 감상 후기를 제쳐두고 이 후기를 먼저 쓰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감상을, 프랑켄슈타인 6연 공연이 돌아올 때까지 가슴에 품고 살고 싶었다. 언젠가 영화화가 될지 모를 프랑켄슈타인 규빅은앙 공연을 그냥 보지 말까 싶어질 정도로······.
1막
1815년 워터루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나는 처음에 "1열, 쏴! 2열, 쏴!" 하고 왼쪽 위에서 외치는 군인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인 줄 알았는데 좀 더 가까워진 곳에서 오글로 확인해 보니 앙상블 배우였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고나서부터는 내가 놓쳤던 이런저런 디테일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가령 상관이 '적군'을 치료했냐고 묻자, 조금의 고민 없이 바로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적과 아군을 갈라놓지 않는 앙리의 태도라거나.
그리고 새삼 이번 공연에서 앙상블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노래와 무용도 무용이지만 공중제비···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난도 무용을 선보이기도 하고 중간중간 감정을 담아 노래를 부르기도 하니까. 요즘 뮤지컬을 많이 보면서 '아 앙상블이라도 하고 싶다!'라는 소리를 친구들과 많이 했는데 물론 이 말을 할 때도 아무나 대극장 앙상블을 하진 않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만 이번에 다시 보니 더욱 체감되는 기분.
한 달 동안 대극장을 못 보고 대학로 극장을 두 번 봐서 작고 변화 없는 무대와 얼마 없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비교적 플랫한 오케스트라와 음향시설에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처음부터 시작하는 웅장한 음악과 무대 연출, 특수효과, 그리고 대극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앙상블의 하모니가 너무나도 좋았다. '그래, 이거지~' 하게 됨. 역시 나는 대극장 극들이 맞는가 보다. 크고 웅장한 음악들을 좋아하다 보니까.
거기에 이번 공연에서는 거의 오글을 끼고 살았던 것 같다. 배우의 표정 하나하나를 다 잡아내고 싶었다. 그럼에도 놓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지만 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넘버인 단 하나의 미래에서는 빅터와 앙리의 표정을 번갈아 봐야 해서 차라리 내 두 눈이 세로로 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동은막공이라서 그런 건지 뭔지는 몰라도 이 날따라 빅터에게서 느껴지는 광기가 엄청났다. 자리도 저번보다 앞열로 전진해서 오글을 끼면 저번보다도 얼굴이 더 잘 보였음! 여전히 그의 오만함과 자신감은 큰 눈을 가진 청년이 하늘을 올려다볼 때 아주 잘 드러났다. 항상 이 부분 실험체 앙상블들의 차력쇼도 보고 싶어 하면서도 배우의 얼굴에 집중하게 되는데 앙상블들이 좌우에서 손을 뻗어올 때 긴장한 듯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 앙리의 표정이 좋았다.
저번에도 생각했지만 내가 프랑켄슈타인을 보기 전에 넘버만 듣고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캐릭터는 '대의'를 위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인정'과 같은 사적인 욕구에 치중된 사람이라는 게 단하미 넘버가 끝나고 나폴레옹과의 전쟁이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에 참 잘 드러났다. 서로로 인해 죽고 서로를 죽이는 멸망으로 치닫지 않고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는데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그의 표정은 단 하나의 미래에서 부른 가사와 모순된다. 결국 대의라는 껍질 속 알맹이는 본인의 욕구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빅터가 떠난 후 앙리가 홀로 남았을 때 부르는 너의 꿈속에서 Reprise에서는 아미앵 조약 그림이 투사되었는데, SNS에서 이 그림이 영국과 프랑스의 긴장을 해소했지만 평화는 1년밖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앞으로 일어날 짧은 평화 이후의 일련의 비극을 암시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자는 영국 사람이지만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국적이 독일권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런 암시가 아니라면 이 그림을 넣을 이유가 없는 듯. 극의 배경은 1815년인데 아미앵 조약이 1802년~1803년에 작용했으니 연도가 맞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평화의 시대는 앙상블이 함께 합창하는 부분이어서 좋아하는데 내가 7월에 프랑켄을 본 이후에 프랑켄을 봤던 친구가 배우들의 드레스가 너무 촌스럽지 않고 톤다운 되어서 좋았다는 후기를 말해줘서 드레스를 눈여겨보았더니 정말 너무 마냥 밝고 쨍하지 않은 컬러에 촌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때도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 n 년간은 들을 수 없게 된다니'라는 생각에 너무나도 슬펐음. 이런 생각은 극이 진행될수록 폭풍같이 몰아치는 감정선에 잊히긴 했지만······. 노래가 끝나고 나서 걸어들어오는 빅터는 걸음걸이가 무슨 모델워킹하는 사람 같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갑분싸 만들어버리고 그 뒤에서 쩔쩔메며 쫓아온 앙리와 룽게···. 어벙하고 순진하게 자기 소개를 하다가 빅터의 재등장으로 말이 가로막히는 앙리는 다시 봐도 너무 귀엽고 내 취향 캐해다.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뚝딱거리다가 결국 빅터의 뒤를 쫓아 뚝딱거리며 나가는 모습까지!! 귀엽고 마음에 든다는 감상이 1차보다는 덜하긴 했지만 이미 알고 봐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막 공연은 빅터, 앙리, 엘렌, 슈테판, 어린 빅터 배우 고정에 줄리아, 룽게, 어린 줄리아 배우만 바뀌었는데, 평화의 시대부터 노래를 부른 선민 배우는 내가 처음 보았을 때 줄리아 역을 맡았던 최지혜 배우보다는 목소리가 조금 더 허스키했다. 하지만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는 또 다른 감미로움이 담겨 있었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는 줄리아/까뜨린느 역은 최지혜 배우 버전이 더 나랑 잘 맞았다. 특히 2막에 역할이 바뀌면서 나올 까뜨린느와의 목소리 차이가 선민 배우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공연을 볼 때 최지혜 배우는 줄리아와 까뜨린느의 목소리와 분위기 차이가 대단히 반전되어 있어서 오글을 들여다보면서도 이게 이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선민 배우는 비슷한 노선으로 가기로 한 모양이다. 물론 이런 부분은 앙리와 괴물을 비슷하게 연기하는 박은태 배우처럼 배우의 캐릭터 해석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최지혜 배우를 내 마음 속 줄리아로 확정해버린 탓에 어쩔 수 없는 차이를 느껴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줄리아라는 등장인물은 너무 불쌍하기만 하다. 이제는 줄리아가 극 중에서 얼마나 빅터만을 바라보고, 특별한 무언가를 할 새도 없이 허무하게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앙리는 자신이 자발적으로 빅터의 죄를 뒤집어쓰고 죽기라도 했지, 줄리아는 빅터의 잘못 때문에 이게 뭐다냐 ㅠ 어릴 적부터 빅터를 좋아하고 편지까지 썼는데도 답장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넘버에서는 유독 오늘따라 김승후 배우의 연기에 몰입해서 보게 되었다. 4연 때도 프랑켄슈타인에 참여했던 배우라는데 자첫 때보다도 훨씬 더 처절하고 슬퍼 보여서 마음 아파 눈물이 그렁해지고 말았음. 나중에 슈테판, 엘렌, 줄리아가 있을 때 책을 읽는 장면에서도 옆에서 엘렌이 '빅터, 그만해.' 라고 몇 번이나 어쩔 줄 모르면서 말하는데도 얼마나 꿋꿋하고 또박또박하게 그 길고 어려운 문장을 달달달 말하는지. 나이도 어린데 어쩜 그렇게 풍부한 감정선을 연기할 수 있는지 너무나도 신기하기만 하다. 특히 달려나가다가 넘어지고 마는 부분이 연기인 줄 알면서도 너무 리얼해서 깜짝 놀라게 된다.
만약 이때 주변 사람들이 빅터를 좀 더 잘 챙겨주고 이해해주고, 강아지를 되살려냈을 때는 미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응원과 함께 대학이라도 보내줬더라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의 시점으로 그 나이에 (자신의 의도대로는 아니더라도) 생명을 살려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니까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한잔술······.
나 처음 프랑켄 보러 갔을 때도 두 사람이 춤을 못 춘다는 느낌을?? 못 받고 나와서?? 나중에 사람들 얘기하는 거 보고 아~ 못 추나 보다. 하다가 나중에 보고 온 친구까지도 바로 전동석 춤 못 춘다고 해서 헐. 나만 몰랐나. 나중에 제대로 집중해서 확인해봐야지. 했는데 두 번 봐도 모르겠다. 잘 춘다는 뜻은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 못 추는 건 정말 모르겠다!! 그냥 완전 초집중해서 섹시댄스 추지 않고 가볍게 추는 느낌? 그것 말곤 모르겠다고. 전동석이 한 다리로 서서 다른 다리 ㄱㄱㄴㄱ 할 때 와 다리 길다 싶긴 했지만 와 진짜 못 춘다. 이런 느낌은 여전히 못 받았다. 이게 다 내가 춤을 못 추는 사람이라서······. 이런 나의 감상을 보니 전동석이 왜 춤에 자신 있다고 한 건지 알 것 같음. 그는 '잘 춘다/못 춘다'라는 것을 모르는 것임······ 나처럼. 아니면 전동석은 춤을 잘 출 줄 아는데(그도 그럴 것이 분명히 쟈크는 아무런 문제 없이 몸을 사용하잖아. 아니야? 내가 또 춤을 몰라서 쟈크는 잘 추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빅터의 캐해를 위해 일부러 그렇게 추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간 내 머릿속 귀공자 빅터와 뚝딱뚝딱 순진 앙리가 춤을 개 잘 추는 것 자체가 캐해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처음 한잔술 장면을 볼 때 뭐야? 빅터가 춤도 춤? 했음) 그들이 영원히 춤못동은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처음 공연에서는 빅터가 앙리의 배를 스담스담··· 해서 보는 나마저도 아니 이게 공식이야? 하면서 당황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공연에서는 빅터가 앙리의 배를 만지긴 했지만 자첫처럼 스담스담 하는 느낌은 아니고 좀 꾹 쥐고 있다가 앙리가 금세 빅터의 손을 잡고 떼어내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활기찬 장면이긴 하지만 이 넘버도 흘러가는 1분 1초가 너무 아깝고 아쉽게 느껴졌는데 특히 이 넘버가 끝나면 끝없는 비극의 연속이라···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는 행복한 넘버라서 오히려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제는 이 노래가 끝나자마자 30초도 안 돼서 바로 살인자 넘버가 플레이될 것을 알기 때문에······.
여전히 술 취해 싸움이 벌어진 빅터를 수습하러 온 앙리의 등장과 "내가 다 쏘겠소!" 하고 어색하게 외치는 장면이나 주인장에게 나약한 주먹을 날리는 장면들은 너무 귀여워서 좋아한다. 나중에 룽게가 등장하고 나서 퇴장하는 부분이 첫공이랑 달라서 재미있었다. 아마 룽게 배우에 따라 노선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처음 봤던 룽게는 빅터가 룽게에게 안겨 있다가 등에 오바이트를 해버렸는데 이번에는 그런 장면은 없었고! 대신 술에 취한 빅터가 룽게의 빛나고 맨질맨질한 대머리를 수정구슬을 만지듯이 문질문질하다가 머리에 뽀뽀를 해주고 후닥 들어갔다. 그에 이은 앙리도 "룽게! 이리 와!" 하고 외치며 두 팔 벌려 룽게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머뭇거리는 앙리의 뒤통수를 룽게가 대신 잡아다가 제게로 끌어당겨 강제로 입을 맞추게 하는 장면을 자첫보다 더 재미있게 보았다. 아쉽게도 전동석 씨의 바지가 두 번 찢어지는 순간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은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바로 살인자 넘버가 시작되며 끌려 나오는 앙리.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앙리를 죄인으로 몰아버리는 마을 주민들의 비이성적인 행태는 현대의 시점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이미 고전 소설 속 미쳐 돌아가는 행태를 많이 접한 터라 아무렇지도 않아졌다. 당장 원작 소설만 보더라도 빅터의 집안 하녀가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니까. 게다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외부인인 앙리를 빅터 대신 죄인으로 몰아넣기에 얼마나 완벽한 희생양이었을지. 하지만 망설임 없이 친구 대신 죽음을 자처한 앙리의 심정은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번에도 생각하게 된다. 대체 워터루에서 만난 이후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빅터가 그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기도 했지만, 목표를 향해 고집 있게 나아가는 그의 열정에도 감화된 것이겠지.
나는 왜는 군더더기 없이 좋았다. 엘렌이 뭐가 두려우냐고 외칠 때 두려운 게 아니라고 빅터가 대답하지만, 노래 가사를 보면 그가 위업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긴 한 듯? 이날 배우들의 표정 연기도 매우 좋았다. 재판장으로 가서 자신이 살인자라고 고하자 슈테판이 그를 전쟁 후유증으로 몰아넣으며 헛소리로 치부할 때 그를 올려다보던 허망한 표정······. 그 이후로 넘버들이 진짜 폭풍같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너의 꿈속에서가 끝나자마자 바로 앙리의 머리를 들고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를 부른다니 개 사악하고 잔혹하다.
빅터가 앙리를 만나러 오고 앙리가 노래를 부를 때, 앙리는 얼굴에 맑은 미소를 띠고 있어서 그게 너무 슬펐다. 결연한 느낌, 이런 게 아니라··· 정말 맑게 웃고 있었다. 마치 이 한 몸 친구에게 바칠 수 있어 기쁘다는 듯이. 빅터의 꿈에서나마 살 수 있으니 그것으로도 괜찮다는 듯이······. 개인적으로 빅터가 끌려나가고 병사들이 들어와 앙리의 팔짱을 끼고 처형대로 끌고 나가기 직전 앙리가 뒤를 돌아보며 '너와 함께' 라고 부르는 그 모먼트가 좋다. 이 장면이 끝나면 다시는 앙리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슬프기도 했다. 빅터랑 나를 포함한 관객 마음을 아주 박박박 찢어놓고 기요틴 앞에서 환하고 자신있게 웃고 있어 이놈이······.
그리고 오늘 공연 대망의 하이라이트 1. 오늘의 생명창조는 아침부터 천둥 치고 비가 와서 그런지 빅터의 노래가 더욱 처절하고 간절했으며 광기에 푹 담갔다 나온 느낌이었다. 완전 무아지경 아수라장. 이날 따라 생명을 창조하려는 빅터의 눈빛과 몸짓, 그리고 노래가 다른 때보다도 더욱 절벽에 몰린 기분? 신을 다 찢어버리고 앙리 못 살리면 나도 뛰어내려 죽겠다 싶을 정도로 숨넘어갈 것 같은 집착과 광기? 그래, 처음 공연을 볼 때는 빅터가 생명 창조를 할 때 앙리가 바랐던 꿈을 이어받아 사명을 완수하겠다! 라는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의 생명창조는 정말 개인의 절박한 사리사욕에 사로잡힌, 단순히 더 나은 인류를 위해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대의보다는 죽어버린 내 친구 앙리를 기필코 살려내겠다는 그의 야욕이 돋보였다. 중간에 "일어나, 눈을 떠······. 제발 깨어나!!" 라고 하는 부분도 처음부터 "일어나!! 눈을 떠!!! 제발! 깨어나!!!!" 하고 샤우팅을 내질러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실제로 입이 떡 벌어져 버렸다.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 지나가는 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조차 할 새 없이 거대한 광기의 흐름에 휩싸여 홀린 듯이 보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깨어나! 하는 부분 이후로 반 박자 빨리 들어가는 오차가 있긴 했지만 솔직히 전동석 정도 되는 배우가 이 넘버만 몇십 번을 불렀을 텐데 실수를 했을 것 같진 않고 무아지경에 그 또한 휘말려버린 것 같아서 그런 오차까지도 이성을 잃고 광기에 휩싸여버린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 자체 같았다. 착각이 아니라 확실히 노래를 부르는 파워가 첫공 때와는 전혀 달랐다. 앙리에 대한 감정, 이 상황에 대한 감정이 빈틈없이 꽉꽉 눌러담긴 느낌. 다른 때보다도 목을 더 긁고 샤우팅도 오지게 보여줘서 그냥 천지를 가르신 것 같았다. 너무나도 최고였다. 너의 꿈속에서에 이어 생창까지 듣고 나니 정신이 혼미해진 기분. 전동석 목소리로 뚜드려맞은 기분이었음.
어떤 사람들은 이 반 박자가 오차가 난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게 맞다. 최고였다.
아쉽다는 사람들은··· 안타깝네요. 저는 잘 즐기고 왔는데.
아 진짜 이 감정을 어떻게 추스르면서 노래까지 부르고 연기까지 하냐. 뮤지컬 배우들 너무 대단하다.
이후 처음과 똑같은 장면이 연출되고··· 어기적어기적 걸어온 괴물에게 앙리라고 부르며 그를 껴안아 주고 "춥지? 이게 춥다는 거야······." 하는 빅터. 앙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묻어나와서 너무 안타깝고··· 괴물이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서 한 말인데 결국 두 사람의 마지막은 세상에서 가장 추운 북극에서 끝이 난다는 게······ 사람을 미치게 한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괴물이 빅터를 공격하는 것을 말리다가 룽게가 대신 괴물에 의해 죽어버리고, 빅터가 룽게의 곁에서 절망하고 있을 때 괴물은 뭐 하는지 봤더니 어기적 어기적 뒤로 걸어가 이때 얼굴과 몸에 피를 바르고 등장한 듯. 예전에도 말하긴 했지만 괴물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입혀준 바람에 커플룩이 되어버린 빅터와 괴물. 너무 오타쿠적으로 좋다.
결국 자신이 실패함을 깨닫고 괴물을 죽이기로 한 빅터가 너무··· 슬퍼 보였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앙리를 두 번 죽이는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북극까지 합치면 세 번이잖아······ 너무 잔혹해. 그 와중에 슬픔을 머금은 빅터가 괴물의 위에서 사슬을 내리자,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슬을 올려다보고 만져보다가 결국 목이 졸려버리는 괴물의 첫 탄생. 만약 앙리가 살아있었더라면 이 괴물을 다정하게 잘 대해주었을 것이 뻔해서 더욱 안타깝고 앙리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 나는 인터미션 시작되자마자 빨리 화장실 줄 서려고 급히 나가느라 못 봤는데 이 넘버를 부르면서 전동석 씨가 너무 열연하는 바람에 기력을 다 쏟아부었는지 마지막에 장면이 암전되면서 빅터가 풀썩 쓰러지고, 인터미션 때는 스텝의 부축을 받고 퇴장했다고 한다. 나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생창을 부르고 난 이후 계단을 내려오면서도 살짝 휘청였다고. 근데 정말 그럴 만하게 노래를 찢어버렸다. 가뜩이나 넘버 자체도 어려운 넘버인데 아주 목을 긁고 감정을 폭발적으로 내비치고 해서 보는 사람들마저도 정신을 쏙 빼놓게 만드는데 그걸 연기하는 배우도 그럴 만하지. 그럼에도 이후의 장면들, 괴물이 살아나고 탈출하기까지의 장면까지 연기를 제대로 마치고 풀썩해버린 것도 대단한 것 같다.
인터미션! 거의 막공이 다가와서 그런지 MD 부스에 남아 있는 MD가 거~의 없었다. 원래는 요즘 책도 꾸준히 읽으니까 책갈피를 좀 살까 싶었지만 막상 실물을 보니 그냥 그래서 사지는 않았다.
나중에 사람들 후기를 살펴보니 인터미션 동안 오케가 코난 브금도 연주하고 롯데리아 감튀 완료(??) 브금도 연주했다고 한다. 하. 이것까지 놓친 기분이 든다. 저는 이제 인터미션에 화장실도 못 가는 것입니까?
2막
1819년.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비극 개같이 시작. 이때부터는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무대를 쳐다보고 있다 보니 엔딩이 나버렸다. 말도 안 돼.
빅터가 결국 줄리아와 결혼식을 올린다. 대체 그 3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결혼을 생각하게 된 건지도 좀 궁금하다. 아무튼 결혼식 장면에서는 빅터와 줄리아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신혼 첫날부터 불길한 천둥소리에 괴물 생각을 하는 빅터를 붙잡고 신혼 첫날이니 자기만 생각해주면 안 되냐고 말하는 줄리아가 그에게 너무 매달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했다. 남자를 보는 눈이 없는 그녀······. 뻘하게 다른 사람의 후기를 보고 공감한 건데 생명창조까지만 하더라도 "죽음의 천사를 잠재우는 그 열쇠"하고 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결혼하더니 "하늘의 천사가 축복을 내리네" 하는 게 제법 웃김. 이 모순덩어리 남자야!!
행방불명과 도망자 파트는 박제된 영상이 없어서 노래가 어땠는지 잘 기억을 못 하긴 하지만 괴물이 등장할 때 단하미 때와는 정반대로 빅터가 아래에 있고 괴물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 구도가 너무 좋다. 박은태 씨의 괴물 연기는 말해 뭐해··· 앙리와 너무 다르게 하지 않으려 연기하면서도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해주듯이 같은 목소리로 뚝. 뚝. 끊기는 듯 다른 분위기로 대화하고 노래를 부르는 게 너무 취향이다. 엘렌-에바와 줄리아-까뜨린느, 빅터-쟈크는 배우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주체이지만 괴물은 분명 앙리의 머리를 이용해 앙리의 기억을 공유해버린 존재니까······.
후기를 쓰고 있으니까 갑자기 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토론했던 때가 생각난다. 사실 토론도 아니었지만··· 앙리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머리로 만들어냈는데 왜 다른 존재가 태어난 걸까, 하는 거였던가. 지금까지 그냥 오타쿠적으로만 생각해오고 나는 영혼은 따로 있다 믿는 편이라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니 또 생각해볼 거리가 되는 것 같았지만 사실 지금도 모르겠다. 빅터는 생명을 단순히 유기물, 세포를 복제하는 화학적 유전자 돌연변이라고 생각했으니 그의 논리대로라면 같은 구성을 지닌 앙리의 머리를 이용했더라면 앙리와 같은 존재가 태어나는 게 맞았을 텐데, 결국 다른 존재가 태어나고 말았다는 것 자체가 빅터가 생각한 전제조건이 틀렸으며 그의 실험이 실패했다는 걸 가리키는 건 아닐까? 하지만 정답은 확실히 알 수 없기에. 뮤지컬적 허용으로 치자. 이렇게 되어버림. 애초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주인공이 상당히 모순적인 존재라······. 첫공을 보고 읽었던 칼럼에서 빅터는 단하미에서 세상을 이렇게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신을 비판하고 저주하며 신을 벗어난 인간다운 삶을 만들고자 하지만, 정작 괴물에게 있어서 괴물을 만들어낸 신과 같은 포지션이 되어버린 창조주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에게 아무런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치해 두었으며, 빅터가 이상향으로 그렸던 '인간들의 세계'가 괴물에게는 결국 지옥 같은 세계가 되어버렸다는 점에 깊은 공감을 했다. 나는 이런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단순히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모순적이고 유약한 인물이기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아무튼 이번 공연에서는 등장한 괴물을 마주한 빅터가 "앙리······." 하고 괴물을 부를 때 죽어버린 친구에 대한 마음이 저번보다도 깊게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니. 너의 업보인 것을······. 듣기로는 괴물이 아래를 향해 손을 뻗는 장면에서 빅터가 위를 향해 함께 손을 뻗어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여러모로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던 공연이었나보다(근데 마지막이라니). 그것 말고도 빅터가 엘렌을 찾을 때 3연 이후인가?부터 호칭이 '엘렌'으로 고정되었는데 이번에는 "엘렌··· 누나는··· 누나는 어딨어?" 했다고 해서 나 홀로 '엥 이게 공식 아니었음?' 하고 있다.
남자의 세계는 처음 들었던 만큼이나 화려하고 파워풀한 넘버였다. 이번에는 그래도 15열까지 오니 무대 앞에 선 장은아 배우의 표정이 어느정도 보여서 무대의 전체적인 진행을 볼 수 있었다. 이 넘버도 많은 앙상블이 나오는 구간이라 앙상블들의 군무를 많이 눈여겨보았던 것 같다. 초반에는 군인을 했다가 무도회 귀족들도 했다가 천박한 투기장 사람들도 했다가··· 앙상블도 정말 쉽지 않은 어려운 배역들인 듯 ㅠㅠ
이때 등장한 괴물은 자신을 공격해오는 상대의 팔과 다리를 무자비하게 꺾고 끝내는 목을 꺾어버리려는 것처럼 행동하는데 갑자기 상대를 놓고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괴로워한다. 다른 배우들의 노선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애초에 선한 심성을 가지고 있던 앙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바람에 무의식중에 앙리의 기억이나 자아가 깨어나 행동을 막은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괴물이 더 엇나가지 않게 하려고 제지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다음은 쟈크의 등장이었는데 전동석 씨의 쟈크 연기도 저번 공연보다 더 깨발랄해진 느낌!! 7월 공연보다도 제법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차오르고 자기애까지 강화된 쟈크를 볼 수 있었다. 손키스도 날리고 부하한테 "난 예쁘니까!" 같은 소리도 하고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넘버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뮤지컬 중간에 이렇게 개그성?으로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넘버를 좋아해서 이 넘버도 좋았다.
그곳에는은 2막에서 내가 좋아하는 넘버 중 하난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을 가진 괴물이 안타깝고 측은했다. 현재 시점에서 빅터의 복수를 원해 그의 주변인들을 다 살육해버린 괴물이 이때만 하더라도 인간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했는데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게. 함께 노래를 부르던 까뜨린느의 배신 또한 이제는 알고 있어서 노래를 들으면서도 속이 쓰렸다. 까뜨가 괴물 닦아줄 때 간지러워하면서도 처음 느끼는 감각에 기묘한 표정을 짓는 순간도 여전히 귀엽고, 치렁치렁한 쇠사슬을 달고 있으면서도 저 하늘 새들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며 손을 휘젓는 장면 또한 내 마음을 아프게 해. 개인적으로 제일 슬프다고 생각하는 넘버인데 이날 공연은 그곳에는 보다는 1막의 어린 빅터 연기가 더욱 슬프긴 했다.
다음 이어지는 넘버인 산다는 거는 이미 다른 배우의 목소리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그렇게 감정적인 이입이 잘 되지는 않았다, 안타깝게도······. 나는 배우 성대 차력쇼를 좋아하는데 항상 유튜브 플리로 듣던 넘버보다 낮춰 부르시는 게 좀 아쉬웠다. 그 높이로 부르는 것도 정말 대단하다 싶긴 하지만.
넘버 자체도 참 아이러니한 넘버 같다. 바로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이 없는 북극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인간이고 싶지 않다고 노래 부르는 까뜨린느는 바로 다음 넘버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어 인간 같지도 않은 놈의 말을 따라 짐승보다 못한 짓을 하고야 마니까. 하지만 까뜨린느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누가 올곧게 괴물 편을 들어줄 수 있을지 싶다. 생각해보면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참 많이 보여주는 듯하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강인해 보이고 신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했던 빅터 또한 괴물만의 신이 되어서 괴물에게 저주와도 같은 삶을 부여하고야 말았으니 말이다.
결국 약을 먹어버린 괴물이 제대로 싸우지조차 못하고 팔다리가 부러져 쓰러져 있을 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까뜨린느에게 손을 흔들어보이는 장면은 앞으로도 계속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플 것 같다. 하지만 뭔가 까뜨린느의 비굴해 보이는 연기도 나에게 그렇게 와닿지 않고 ㅠㅠ 내 취향과는 맞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
대망의 난 괴물. TMI 하나 말하자면 바닥에 쓰러져 있던 괴물의 머리 모양이 뭔가 누운 6 모양으로 떠 있어서 되게 신경 쓰였었다. 저거 가발인가? 싶어지고(그 정도 머리로는 가발이 아닐 게 분명한데도) 설마 일어나서 난 괴물을 부를 때도 계속 저렇게 머리가 까치집처럼 붕 떠 있으면 어떡하지? 그럼 집중 못 할 것 같은데······ 같은 생각도 했다. 다행히 자리에서 일어나니 머리가 원래 모양으로 원상 복구되어서 엄청난 안심을 했다.
난 괴물 또한 오늘의 생명창조처럼 역대급이었다. 괴물의 감정이 다 쏟아부어지는 느낌. 예전 난 괴물을 들었을 때는 괴물의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앙리의 자아와의 갈등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들었던 난 괴물은 전에 느낀 감상에 더해 창조주가 목에 쇠사슬을 걸었던, 막 만들어졌을 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행위의 진위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그가 왜 자신을 만들어냈는지, 왜 앙리라고 부르는지······ 따위의 진실을 깨닫고, 끝내는 단순히 자신이 겪는 비극에 슬픔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 그 위로 자신만의 창조주를 향한 분노가 덧입혀지는 감정 변화가 세세히 느껴졌다. 빅터의 이름을 작게 읊조리기만 했던 내 기억과는 다르게, 이번의 괴물은 "빅터, 빅터······ 빅터!!!!!!" 하며 앙리의 자아와 자신만의 자아의 혼동, 그리고 결국 폭발해버린 분노를 표현했다. 앞 좌석에서는 괴물이 흘린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던 것 같은데 내 좌석에서는 그런 건 기대할 수 없었고 ㅠ 앙리의 목소리면서도 어쩐지 딱딱하고 순수한 괴물만의 목소리로 시작한 넘버를, 괴물의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로 끝마칠 때까지 완전히 몰입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 그리고 워낙 박은태 씨는 목소리가 고음에다가 미성이라서 난 괴물도 늘 들을 때마다 '이 노래 엄청 높지··· 이렇게 올라가다니 개 짱이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난 괴물이었는지 다른 넘버였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괴물의 저음이 나오는 파트에서도 되게 멋있게 불러서 이 사람··· 고음 개 유명한데 저음도 수준 장난 아니구나······ 라고 감탄했다.
그 이후로 괴물은 창조주를 자신과 같이 홀로 남겨 외로움을 느끼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슈테판을 죽이고 엘렌에게 죄를 덮어씌운다. 엘렌이 처형당할 때 아래에서 구경하는 관중도 오늘따라 짤막한 부분을 부르는 순간조차도 감정이 철철 넘쳤다. 늘 이 부분은 너무 갑자기 사람을 죽인다 싶으면서도 어차피 고전 소설들 속에서 급발진으로 처형시킨 순간을 떠올리며 '그래, 이런 세계관이었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무래도 빅터의 행보 때문에 엘렌 또한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박히진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날의 내가의 무대 연출은 정말 슬프면서도 잔혹한 것 같다. 교수형을 당하고 만 엘렌의 시체는 여전히 왼쪽 처형대 위에 걸려 있고, 빅터는 다 큰 모습으로 과거 엘렌이 자신을 떠나보낼 때 불렀던 노래를 회상한다. 엘렌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빅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을 텐데··· 그러게 진작 잘 챙기지 왜 더럽게 말 안 듣다가 이러나. 워낙 슬프고 안타까운 넘버이기도 하지만 그중에서 "하지만 기억해. 너는 특별해. 세상 그 누구보다 멋진 꿈을 꿀 수가 있어." 파트에서 엘렌이 웃으면서 빅터를 두둔해주고 빅터가 슬픈 얼굴로 웃으면서 그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이후에 어른 빅터는 남아버렸지만 이미 죽은 룽게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어린 빅터의 손을 잡고 떠나고, 마찬가지로 이제는 죽어버린 엘렌이 어른 빅터를 보지 못하고, 떠나는 어린 빅터에게 손을 흔들어주다가 울면서 떠나는 장면까지. 이날 빅터가 정말 오래 울었다. 빅터의 우는 소리가 불빛이 암전되고 나서도 한참이나 오래 들려왔다.
처음 공연을 본 이후에 어디에서 본 내용에 따르면, 어린아이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래를 부르는 상처는 연출상 관객들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노래를 부르기에 표정 등으로 감정 표현이 어려워 오로지 노래로만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넘버라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괴물의 노래에 더욱 집중해서 들어보려고 노력했었다. 어린아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여전히 나는 어린 빅터를 형상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앙리의 자아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던데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인간 같은 행세를 하겠지. 그러지 마." 라고 말하는 걸 보면 여기서 말하는 '어른'은 괴물이 투기장에서 겪은, 제게 고통을 주었던 끔찍한 존재들일 텐데 본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앙리의 자아를 보고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안 맞는 것 같았다.
빅터에 대해 노래를 부르고 나서 "한 괴물이 있었네." 파트를 부를 때는 한 인간에 대해 노래를 부를 때보다도 더욱 슬픔이 묻어나왔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뒤를 돌아보며 "행복··· 그런 게 있을까." 라고 부르는 부분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자신에게는 행복 같은 건 주어지지 않으리라는 괴물의 슬픔이 담겨 있어서 여운이 오래 이어졌다. 워낙 박은태 씨의 목소리가 미성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듯.
멘탈이 터져버린 빅터는 다시 엘렌의 시체를 가지고 그녀를 되살리려 하지만 생명 창조 기계는 이미 괴물이 다 부숴버린 상태. 예전에도 생각했지만 자신과 같은 여자 괴물을 만들어달라던 원작과는 다르게 창조주의 잘못을 깨달은 피조물이 자신을 만들어낸 기계를 파괴해버린다는 각색이 마음에 든다. 기계를 파괴한 이유가 빅터로 하여금 끝없는 외로움에 시달리게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나는 볼 때마다 괴물이 자신과 같은 비참한 존재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라는 의도로 괴물의 행동이 읽힌다. 빅터의 정신상태는 이미 나락으로 떨어진 지 오래라, 그리고 오늘의 상태가 더더욱 심각해서······ 이날의 빅터는 괴물에게 차라리 죽여달라고 하며 손에 불이 나도록 싹싹싹싹싹싹싹 빌어댔다. 창조주가 피조물에게 차라리 죽여달라고 비는 정반대의 상황이라니. 그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빅터의 모습이 매우 가련미 넘쳤음.
저번에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볼 때는 극 전체의 움직임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오페라글라스로 주인공을 쳐다보느라 뒤늦게 눈치챈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줄리아가 죽은 채 발견되었을 때 함께 있었던 사냥꾼들? 마을 주민들? 중에서 괴물이 섞여 있었던 연출이었다. 나중에 어라? 괴물이 중간에 끼어 있었네? 하긴 했지만 대체 언제부터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일부러 오페라글라스 없이 확인해 보니 처음부터 수상하게 뒤돌아선 채로 괴물이 탈출했다는 창문 앞에 서서 두리번두리번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역시나 그 사람이 괴물이었다.
나는 북극으로 간다. 인간이 없는 곳으로. 북극의 높은 곳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이전 후기에서도 말했지만 원작처럼 엘렐레~ 나잡아봐라! 하는 느낌도 아니고 진중하게··· 그리고 괴물이 왜 북극으로 가고자 하는지 뮤지컬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라서 좋았다.
빅터가 외투를 갈아입고 북극으로 향하면 내 관극도 끝으로 향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영상이 지나가고 빅터의 노래가 끝날 즈음 그가 북극에 도착하면, 무대가 오로라가 뜬 북극으로 바뀌면서 괴물이 서 있는 쪽의 무대가 솟아오른다. 북극에서 가장 높은 곳처럼.
비틀거리며 괴물에게 다가가기 위해 경사면을 오르는 빅터는 "이제 끝내자." 라는 말을 하는데, 여러 번 본 사람들 말로는 동빅이 이런 대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마침 내가 본 회차가 전동석&박은태 회차의 마지막이었으니, 뒤늦게 그 말이 두 사람 회차의 마지막을 고하는 것 같기도 했다.
빅터가 괴물의 다리에 칼을 꽂기도 하며(다시 생각해도 프랑켄 키링에 칼이 있는 건 너무한 것 같음)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총을 떨어뜨리고 경사면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쓰러진 빅터와 총까지의 거리가 제법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괴물이 총을 주워다가 빅터에게 내밀고, 필사적으로 기어간 빅터가 총을 가져가려고 하면 손을 뒤로 슥 빼내는 기만까지 보여줬다. 이런 장면도 원래 없었다는데. 하. 왜 이렇게 없었던 장면이 많은가? 나는 두 번 밖에 안 봐서 진위 확인도 안 되는데. 하지만 빅터를 가지고 노는 순간도 잠깐일 뿐, 괴물은 빅터에게 총을 들려 자신을 겨누게 하고, 빅터는 괴물에게 총을 쏜다. 빅터는 인간이 아무도 없는 북극에 혼자 남아버린다. 원작에서는 대체 괴물이 왜 북극에 가나, 빅터는 또 왜 데리고 가나 싶었는데 원작을 뮤지컬로 고쳐 쓰면서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가 느껴진다······.
"빅터······, 빅터······." 라는 말 이후에 빅터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자 앙리의 목소리가 "내 친구······." 하고 한 번 더 빅터를 부른다. 하······ 이것도 또 한동안 안 하던 거란다. 기본 대본이 어느 방식인지 알면 나도 속으로 안 하던 걸 했다며 난리를 쳤을 텐데 이게 기본인 줄 알았다. 괴물은 빅터의 얼굴을 매만지고 "이게 내 복수야."하면서 숨이 멎는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그 모습이 마치 작동이 정지된 로봇이 영원한 잠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내 친구'라는 말에 제대로 무너져버린 빅터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멍하니······ 관객석을 바라보다가······.
······그렇게 한참을 실의에 빠져 있다가 괴물을 두고 높은 곳에 올라가 큰 목소리를 내는데, 울음 섞인 메아리만이 있을 뿐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고 찬바람만 불어오는 소리가 외롭기 짝이 없었다. 앙리의 이름을 부르다가 아래로 내려와 괴물의 몸을 붙잡고 흔들고 때리며 일어나라고 외치는 빅터는 앙리의 이름을 몇 번이고 부르며 너를 이렇게 보낼 수 없다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나는 프랑켄슈타인을 부르며 막은 끝이 났다.
괴물이 창조주에게 바란 건 큰 게 아니었을 텐데. 그저 불러줄 이름 하나와, 자신을 앙리와는 다른 존재로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텐데. 괴물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철저한 외로움으로 몰아넣는 데에 완벽한 성공을 이뤘지만, 끝내 그에게 독립적인 개체로 인정받지는 못한 것 같다. 괴물이 죽고 나서도 빅터는 여전히 그를 앙리라고 부르며 미안하다고 했으니까. 자신의 피조물, 의도치 않게 만들어버린 새 자아가 겪은 절망과 분노에 대한 사과는 끝까지 없었다. 사실 나도 괴물의 안에는 여전히 앙리의 자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과연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지(······) 뭔가 괴물에게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괴물도 앙리의 기억을 다 이어받은 것 같고, 투기장에서 상대방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 걸 보면 앙리의 천성이 그를 막아 세운 것 같아서······. 그럼에도 빅터의 주변 인물들을 살해할 수 있었던 건 앙리의 자아가 막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괴물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기 때문일지도.
뮤지컬은 비극적으로 끝을 맺는다. 원작 또한 비극이나 다름없지만 뮤지컬 속의 빅터는 적어도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니 그가 북극에서 죽지 않고 돌아가 언제까지고 이 일련의 일들을 품에 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당연하지만 모든 걸 다 잊고 다른 사람 만나서 새 출발 하기? 절대 안 됨. 그는 평생 앙리와 괴물과 줄리아와 엘렌과 룽게와 슈테판과 살아가면서 자기가 저지른 일을 후회해야 한다(······).
원래 나의 후기가 대체로 썼다 하면 장광설이긴 하지만 이번 후기가 특히 심했는데, 이제 이 후기로 프랑켄슈타인 6연이 올 때까지 3년 동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하기도 하지만, 쓸 내용이 많을 만큼 이번 공연이 특히 더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소하게 노래와 오케스트라가 안 맞는 정도는 그 자체가 등장인물의 광기로 읽힐 만큼 모든 배우의 연기력이 대단했고 감정이 극에 달한 회차였다. 끝나고 시간을 바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노래 하나하나가 저번보다 길어지고 연기도 길게 끌고 간 편이라 끝난 시간이 늦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6연이 오기 전까지는 이 마지막 공연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져가고 싶어서, 언젠가 영상화가 될 프랑켄슈타인도 처음에는 보려 했지만 지금은 안 보는 게 좋겠다 싶을 정도······.
인터미션을 포함해 거의 3시간에 달하는 극은 그렇게 나를 폭풍 한가운데에 몰아세워 놓고, 나는 치열하게 부딪치는 많은 이들의 급류에 휩쓸리다 보니 마지막에 도달해있었다. 그냥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워낙 글이 길어져 8월부터 쓰기 시작한 후기를 지금 9월 2일까지 붙들고 쓰고 있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는 주기적으로 프랑켄슈타인 노래가 재생되고 원작부터 시작한 많은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만든다. 역시 나는 나에게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을 참 좋아하는 듯. 그게 바로 프랑켄슈타인이었고 내 취향의 음악과 내 취향의 연출에다가 내 취향의 목소리와 연기까지 어우러지니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가 되었다.
보고 나오고서도 집에 갈 때까지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라 지하철도 반대로 타고 버스도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칠 뻔하기까지 했다. 나의 정신을 쏙 빼놓은 프랑켄슈타인······.
6연이 올 때까지 오래오래 내가 본 공연을 곱씹고 또 곱씹고 싶다. 다음에도 전동석 씨와 박은태 씨가 다시 프랑켄슈타인에 참가해주기를. '이제 끝내자' 같은 말은 현실에서는 절대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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