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태국] #0. 아빠와의 여행을 준비하며
TRIP/2024 태국 2024. 5. 23.
2024. 4. 9. ~ 2024. 4. 15.
Thailand / Pataya, Bangkok
이전 여행 기록을 정리하기도 전에 새로운 여행이 찾아왔다. 바로 아빠와의 여행.
2024년 4월 만 60세를 맞아 환갑도 챙길 겸 정년퇴직도 챙길 겸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을 가기로 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다. 우선 작년이었던가, 내 순간적인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행을 가자! 라고 외쳤던 게 이번 여행에 쐐기를 박는 크나큰 역할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환갑을 어느정도로 챙겨야 하냐는 세간의 시선, 콩가루 집안에 대한 장녀의 알 수 없는 부채감(장녀라면 알듯...)이 있었고, 지금까지 나를 해외 여행을 보내준 데에 대한 보답을 해주고 싶기도 했었다.
여행 일자는 4월 10일 총선을 끼고 휴가를 이틀 내어 떠나기로 했다. 사실 여행지를 정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빠가 가고 싶은 나라도 변동이 생기고, 앞으로 내가 다른 사람과 가기로 약속된 여행지를 피해야 하기도 했고, 적당한 비행 시간에 적당히 기간이 맞는 나라를 결정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나도 안 가본 나라를 가보는 게 어떻겠냐는 엄마의 말에, 처음 아빠와 나는 여행지를 라오스로 정했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인지 쌀 때는 정말 저렴한 비행기표가 갈수록 치솟고 치솟아, 내가 가려던 때에는 인당 근 70만원에 육박하는 말도 안 되는 가격선을 뚫고야 말았다.
꼭 4월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아빠의 말에 비행기 표에 2명 왕복 150만원을 쓰기는 아까워 나중에 가기로 했다가, 또 그때 아니면 어영부영 지나가게 된다고 다른 가까운 곳이라도 가라는 직장 동료의 말에 납득해서 결국은 행선지를 바꾸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곳이 태국이었다. 음식 맛있고, 물가 싸고, 볼 것 많고, 나도 가보지 않은 곳.
그러나 크나큰 문제가 있었으니, 4월이 태국의 1년 기후 중에서 가장 더울 때라는 점이었다. 아빠가 가고 싶어하던 치앙마이는 4월이 화전 기간이라 온갖 산과 밭이 불타고 하늘에는 매연이 자욱하다 하여 치앙마이보다는 방콕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내가 4월에 가능한 시간은 4월 9일부터 14일까지밖에 없었는데, 4월 13일~14일이 태국의 최대 축제인 송크란 축제와 겹치고야 말았다.
큰 축제랑 겹치면 좋은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송크란 축제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서로에게 물을 뿌리고 물총을 쏴대는 세계 최대의 물놀이 축제다. 나와 같은 젊은 사람들이야 즐겁게 물을 쏘고 맞기도 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겠지만 보통 부모님은 그렇지 않다. 또한 송크란은 태국의 설날과도 같은 명절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내려가거나 놀러가기 위해 샵이나 음식점을 휴업한다. 때문에 내가 가려던 곳이 영업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성도 존재했다.
하지만 짧지 않은 여행기간 중 이틀만이 축제와 겹쳤고 아빠도 괜찮다고 하고, 날이 겹치는 13일, 14일은 최대한 물을 맞지 않게 일정을 조정해서 다니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태국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다행히 비행기표는 그리 비싸지 않았다. 가장 무더운 4월인 비수기라 원래 비행기표가 쌀 때긴 했지만, 송크란 때문에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다. 4월 9일 저녁에 떠나 4월 14일 밤비행기를 타고 4월 15일 아침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인당 42만원 정도로 예약했다.
그 다음은 여행지 결정. 약 6일간 방콕에만 있는 건 너무 오랜 시간일 것 같아서 파타야를 함께 끼기로 했다. 특히 사진으로만 봐도 아름다운 진리의 성전을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일정표
언제나 나와 함께하는 구글 스프레드 시트와 함께 일정표 완료. 4월의 날씨가 태국의 사계절 중 가장 덥다 하여, 최대한 낮에는 바깥활동을 피하고 일찍 다니거나 늦게 보는 위주로 계획표를 짰었다. 물론 다녀오고 나서 보면 일정표가 제대로 소화되는 적이 없긴 하지만, 나는 이렇게 자세하게 짜야지 마음이 편하다.
예약
예약은 너무나도 당연한 숙소와 함께 투어, 마사지, 음식점, 픽업 서비스, 그리고 짐배송 서비스를 신청했다. 나 홀로, 또는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좀 더 절약할 수도 있겠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캐리어를 힘들게 들고 버스를 타는 일은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숙소
총 세 군데를 예약했다. 파타야는 케이프 다라 리조트. 방콕은 살라 라타나코신과 램브란트 호텔. 살라 라타나코신이 매우 비싼 곳이었기 때문에 하루만 숙박하기로 해서 방콕에서는 총 두 군데의 호텔에서 묵게 됐다.
케이프 다라 리조트(파타야)
5성 / 2박 403,038원
수영장이 예뻤던 곳. 식사도 괜찮았고(특히 베이커리류) 오션뷰라 경치도 좋았다. 다만 바다가 엄청 깨끗하고 예쁜 느낌의 바다는 아니었고 호텔이 있는 골목이 조금 으슥하기는 했다. 재방문 의향 있음!
살라 라타나코신(방콕)
4성 / 1박 410,905원
4성에 1박인데도 5성 케이프 다라 리조트 가격보다 비쌌던 곳……. 내부 시설은 나머지 두 호텔보다 별로였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왓아룬 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래 이 정도 가격까지 오르진 않는 듯한데 하필 송크란 축제와 겹쳐서 가격이 뛰었다. 눈물을 머금고 결제했으나 결과적으로 아빠가 너무 좋아했어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램브란트 호텔(방콕)
5성 / 2박 235,399원
아속역 근처로 잡았던 호텔. 조금 연식이 있는 호텔이었는데 이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아속역 바로앞은 아니지만 큰 대로까지 툭툭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서 편했다. 뷰가 좋고 이런 건 아니지만 가성비적으로는 제일 괜찮았던 호텔.
투어
마이리얼트립에서 진행했다. 내가 신청한 투어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아유타야 선셋 투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왕궁 투어였다. 둘 다 아시아 트립에서 진행하는 투어였다.
아유타야는 유네스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인데 자유여행으로 찾아가기가 어려워서 신청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고.
역사가 깊은 곳은 아무래도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왕궁 투어까지 예약했다. 작년 투어 없이 유럽의 많은 관광지를 방문했을 때 설명이 있었으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에서 예약한 투어였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왕궁 투어는 정말 예약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유타야 선셋 투어는 기상 이변으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를 타지도 못하고 선셋도 못 봤는데 똑같은 돈을 내야 하는 게 조금 그랬달까.
그 외에 진리의 성전 입장권도 미리 구매해갔다. 구매처는 클룩!
픽업
박군투어에서 예약했다. 공항에서 파타야로 픽업 샌딩은 46,632원, 파타야에서 방콕으로 픽업 샌딩은 50,466원이었다. 현지업체나 마이리얼트립에서도 픽업 샌딩을 예약할 수 있는데, 현지업체는 노쇼의 위험이 있는 것 같았고 마이리얼트립은 가격이 좀 더 비쌌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결국 후기가 제일 많은 박군투어로 마음 편하게 예약했다.
연락도 금방 되고 기사들도 다 친절했다. 특히 파타야에서 방콕으로 갈 때의 기사님은 차가 방콕 시내로 들어가고 나서 창밖으로 보이는 관광지가 어떤 곳인지 이야기해주시기도 하셨다.
마사지
골라둔 곳중에서 세 곳을 미리 예약해두었다. 파타야는 그레이스 스파, 그리고 방콕은 반타이 마사지와 Rest and Relax Massage. 나였다면 현지 마사지 샵을 더 많이 갔겠지만 이번 여행은 아버지와 (이하생략).
음식점
스카이 갤러리만 예약했다. 예약은 라인을 통해서 했고 디파짓 금액이 있었다. 둘이서 가는데 유명한 바구니 좌석은 디파짓(3,000밧)이 너무 세서 적당한 자리로 예약했다(1,500밧/56,905원).
짐 배송
스마일러그에서 예약. 클룩을 통해서 예약했다. 밸럭이라는 곳보다 저렴해서 이곳을 이용했었다. 소통 잘 되고 편해서 좋았음!
그 외로 언제나 가입하는 여행자 보험. 그리고 유심도 준비하고 샤워기 필터도 준비했다. 시간이 많이 없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환갑 생신 기념으로 모시고 가야한다는 점이 꽤 부담으로 작용이 됐는지 꽤 팍팍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여행 계획을 급히 마쳤던 것 같다.
앞으로는 본격적인 여행 기록으로~